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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탈리 Feb 10. 2020

1주일 간 1백 번 들은 노래

막내 카피라이터가 잘 쓰려고 기록한 것들

1. Harry Styles, She



HS1은 스트리밍 때문인지 2분 남짓한 곡이 대부분이었다. 더, 더! 하는 순간에 노래가 끝나 아쉬웠는데, 그 마음을 달래준 곡이다. 가사는 한 남자가 정체불명의 ‘그녀(She)’를 상상하는 얘기다. 꼭 여성이 아니어도 마음속에 품고 있는 꿈 혹은 사랑(열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녀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는 가사를 끝으로 기타 솔로가 시작된다. 3분 37초부터 시작되는데, 여기에 진짜 이야기가 있다. 3분 37초부터 6분 3초까지. 약 3분 30초간 이어지는 기타 솔로는 가사 없이 자체의 서사를 완성한다. 


세이렌처럼 위잉 위잉 울리던 음이 다시 기타음에 녹아들고, 남자가 ‘그녀’를 향해 달려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위험을 알리는 신호가(4:04)쯤 울린다. 그럼에도 그는 계속 그녀를 상상한다. 절규 또는 고독. 울부짖는 것 같은 기타 리프 절정으로 향해가고 비명이 들린다.(4:48) 비명은 4:55초경 현실의 핸드폰 알림음으로 이어지고, 격정은 서서히 가라앉는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던 남자는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5:10) 숨을 가다듬는다.(5:21) 지극히 일상적이고, 벗어나고 싶은 그곳으로. 한 번 소리친 뒤(5:43), 다시 평정을 되찾는다. 안정제를 먹은 것처럼.(5:51)


https://www.youtube.com/watch?v=zQ3PeDGswz4



2. 빛과 소금, 오래된 친구



‘Mr. 박, Mr. 장’이라는 가사가 콕 박힌 곡. 우린 성격도 목소리도 다르지만, 서로를 존중한다는 게 이 한 마디에 압축되어 있다. 직업 특성상 여러 커뮤니티를 돈다. 커뮤니티가 갈라파고스화 되고 있다. 그 많은 사람이 모두 다 같은 의견을 내야 한다는 기조가 있다.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을 내면 득달같이 달려와 댓글을 단다. 점점 글이 올라오는 속도가 줄어들고, 목소리 큰 사람만 남는다. 그 커뮤니티에 새로 왔거나, 눈팅하는 사람은 사람은 아 여긴 이렇구나, 하고 떠난다. 요즘 들어 더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집착하는 것 같다. 자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으면 자신을 공격한다고 생각한다. 스펙트럼이 좁아진다. 내가 좋아하고 옳다는 것만 밀어붙인다면 ‘틀딱’과 다를 게 없다.


https://www.youtube.com/watch?v=iiUhPslGk68



3. Pink Sweat$, Honesty



분위기도, 가사도 좋은 곡. 여름밤 듣기 좋은 가벼운 멜로디다. 많은 악기가 들어가지 않아 단순하다. 그래서 가사가 잘 들린다. ’Thinkin’ is all wrong / Love will happen when it wants’라는 가사를 특히 좋아한다. 무언갈 하기 전에 고민이 많은 성격이다. 하기도 전에 지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약혼자가 ‘일이 생기고 나서 생각하라.’는 조언을 해줬다. 그 덕에 요샌 고민을 덜 한다. 그래서인지 나랑 약혼자 이야기 같기도 한 곡. 무엇보다 심플한 멜로디처럼 가사도 심플해서 좋다. ‘생각하지 마, 내가 지금 너를 원하잖아’ 라니. 인생도 이러면 좋으련만.


https://www.youtube.com/watch?v=-Y9VtoPv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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