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컬리 레시피
오늘도 야근했다. 8시쯤엔 갈 수 있을 줄 알고, 회사에서 저녁을 먹지 않았다. 하지만 인생은 호락호락하지 않지. 결국 밤 10시 넘어서 퇴근했다.
남편이 나를 위해 미리 파스타를 만들었는데, 컬리에서 주문한 루스티겔라 카펠리니 면을 사용했다. 스파게티 면이 다 팔려서 주문한거라 처음 먹어보는데, 마음에 든다. 질감이 소면같아서 파스타 말고도 다른 요리에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재료는 다떼리노 토마토, 카펠리니 면, 소금, 마늘, 편의점 하몽, 실버펀팜 리저브 1% 소고기 안심, 그리고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다. (우리 부부의 평소 식단을 생각하면 꽤나 간촐하다)
퇴근할 땐 모든 에너지가 증발해서 쓰러질 것 같았는데, 남편이 차려준 집밥을 먹으니 힘이 생겼다.
파르미지아노 치즈를 뿌리기 전엔 슴슴~ 했는데, 치즈를 뿌리고 나니 풍미가 살아났다.
포크로 파스타를 한가득 떠서 먹는다. 마늘과 면 조합으로 먹으면 담백한 맛이, 안심과 새콤한 토마토를 곁들이면 보드라운 면과 부드러운 안심, 그리고 새콤한 토마토와 고소한 치즈가 입 안에서 오케스트라를 연주한다.
혼자 먹고 혼자 감탄했다. 파스타 면이 얇아서 소면 느낌이 나는데, 먹으면서 다른 요리에 응용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했다.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 상이 된 느낌이다. -물론 난 남편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오늘은 업무 관련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담백하면서도 풍미가 좋은 집밥을 먹으니 다 사라졌다. 역시 먹을 것의 힘이란.
식사를 마치고 오랜만에 와인 한 잔을 했다.
과정이 어떻게 되었건 간에, 완벽하게 하루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