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컬리 레시피
난 비빔밥 매니아다. 새로운 한식집에 가면 무조건 비빔밥을 주문한다. (비빔밥 메뉴 있는 집 한정) 기본기가 없으면 맛이 없는, 대표적인 음식이기 때문이다.
부모님과 함께 살 때 비빔밥을 자주 먹었는데, 문제는 심심할 때마다 먹어서 요새는 당기지 않는다는 거다. 그래서 주말 아침, 남편이 ‘비빔밥 만들까?’ 했을 때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그는 나의 침묵을 동의로 받아들였는지, 열심히 요리하기 시작했고 나는 그의 정성에 찬물을 끼얹기가 싫어 가만히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심판의 순간이 왔다. 나는 곧 사약을 마셔야 하는,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귀양 갔지만 왕의 명을 어길 수 없는 충신의 마음으로 식탁에 앉았다.
올ㅋ 전에 알던 비빔밥이 아냐~ 브랜 뉴 스탈~
나는 사약을 마시기 직전 누명이 풀려 한양으로 복귀한 충신이 되었다!
재료는 요리하고 남은 토마토, 상추, 엄마가 해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멸치볶음, 전날에 해놓은 귀리 밥, 꽤 예전에 사놓은 애호박, 고추장 그리고 컬리 동물복지 유정란이다.
엄마가 직접 공수해준 참기름에 애호박과 계란 후라이를 해서 맛이 오조오억배는 고소해졌다. 거기에 토마토가 신선한 맛을 더해주고, 엄마의 세젤맛 멸치볶음이 식감을 더해준다. 아, 다 된 비빔밥에 참기름을 한바퀴 둘러주어 더어우어어어어 고소하다.
크~ 이거야 말로 한식의 센터, 집밥 계의 타노스라고 할 수 있겠어요~ 왜 타노스냐고? 한 입 먹는 순간 벌써 비빔밥의 절반이 사라졌으니까!
손이 가요~ 손이 가~ 신선하고 고소해서 자꾸자꾸 손이 갔던 토마토 비빔밥. 아, 또 먹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