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컬리 레시피
평소엔 잘 찾지 않다가 갑자기 뭔가가 당기는 날이 있다. 이날이 그랬다. 갑자기 커리가 먹고 싶어졌다. 배달은 안 당기고, 그렇다면 한 번 만들어볼까? 마침 일찍 퇴근한 날이라 이것저것 장을 봐서 왔다. 음.. 뭔가 허전한데? 별일 아니겠지 하고 집에 오자마자 가장 중요한 카레 가루를 안 산게 생각났다. 어쩔 수 없이 집에 있던 튜메릭 파우더(강황 가루)를 써보기로 했다. 솔직히 자신이 없었지만, 감자며 양파, 당근, 가지 등을 바리바리 사온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도전하는 수밖에. 이번 글은 나의 커리 만들기 도전기다.
감자 1개
토마토 2개
다떼리노 토마토 1캔
가지 3/4
양파 1/2
두부 1모
양배추 1/3
마늘 3알
당근 2/3
말돈 소금
후추
코브람 호지블랑카 올리브오일
튜메릭 파우더(강황 가루)
재료가 상소문처럼 길다. 우선, 두부 한 모를 넣었던 건, 정확히 말해 부침용 두부를 사지 않은 건 나의 실수였다. 내가 좋아하는 홍대 수카라에서 먹었던 커리 맛을 생각하며 추가한 재료인데... 현실은.... 다 뭉게졌어요... 부침용 두부를 사용해 발뮤다에서 한번 굽거나, 팬에 기름을 두르고 구우면 좋을 것 같다. (나머지 재료들도 마찬가지)
여튼! 재료가 많은만큼, 시간도 많이 걸린다.
1) 우선, 마늘을 잘게 썰어 마늘 기름을 내준다.
2) 감자, 당근, 양배추, 양파를 깍뚝 썰기하고 팬에 볶아준다.
3) 토마토를 1/4등분해 같이 볶아준다.
4) 가지를 동그랗게 썰어주고 키친 타월로 덮어준다. 물기가 빠졌으면 코브람 올리브 오일을 골고루 발라주고, 소금을 뿌려준다.
5) 가지를 넣고 함께 볶아준다.
6) 어느 정도 채수가 생기면 팬의 뚜껑을 덮고 중불에서 익혀준다. (인덕션 기준 5)
7) 5분 정도 지난 뒤 다떼리노 토마토 1캔을 탈탈탈탈 넣어준다.
8) 소금을 두꼬집 정도 넣어주고, 올리브 오일을 뿌린다.
9) 간을 본다. 밍밍하면 소금을 더 넣고 후추도 조금 뿌려준다.
10) 밑면이 타지 않도록 가끔 저어주고, 강황 가루를 뿌린다.
11) 맛을 본다.
12) 감자가 익을 때까지 푹~~~~ 끓여준다.
장봐서 집에 도착하니 8시였는데, 이것저것 집안일도 같이 하면서 하다보니, 저녁을 밤 11시에 먹었다. ㅎㅎ
맛은.. 내가 생각했던 그 맛은 아니었다. 커리라기 보단 토마토 수프에 더 가까운 맛..? 아마 튜메릭 파우더가 모자라서 그랬던 걸 수도... 여튼. 나는 수카라의 커리를 상상하며 만들었는데! 그 맛이 아니라 째금 속상쓰...
앞에서도 말했지만.. 두부를 넣은 것도 조금 실수였던 것 같다. 괜히 채식 커리 만든다구 했다가.. 양만 많아져쓰요... 뭐, 먹을만은 했지만 추천은 하지 않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듯, 요리 중수인 나도 MHSY(망해쓰요) 클럽에 들어가는 날이 있다. 뭐, 맛이 없지는 않았다. 다만 커리가 아니라 국물이 된 게 아쉬울 뿐... 처음부터 잘했으면 나는 아마 미슐랭 3스타 오스테리아의 스타 셰프였을거다. 그 유명한 구글도 빛을 보지 못한 프로젝트들이 많듯이, 오늘의 요리도 그런 거겠지! 오늘을 교훈삼아 다음번엔 커리다운 커리를 만들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