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굿모닝

이제는 굿 나잇이지만.

by 나탈리

2박 3일로 친정에 다녀왔다. 덕분에 우리 집 가스레인지가 열일했다. 한쪽은 우족 사골을, 다른 한쪽은 잣죽을 작은 화구는 시금치를 삶고 있었다.


자정이 다 된 시간이었는데, 잣죽의 향기가 고소해 군침이 돌았다. 한 해가 지날수록 식습관이 변화하고 있다. 좋아하는 건 그대로 좋아하지만, 안 먹던 음식들을 먹기 시작했다. 회라던지 죽이라던지. 둘 다 식감이 별로라 선호하지 않았는데, 먹다 보니 좋아졌다. 특히나 죽은 아침에 먹으면 속도 풀리는 것 같고, 데우기만 하면 돼서 자주 먹는다. 부모님이 사위 먹이라고 죽, 국, 과일을 한가득 안겨주셨다.


2월을 시작하는 월요일, 날씨만큼이나 기분이 좋지 않았다. 왠지 모를 울렁거림에 명상을 20분 동안이나 했다. 그러고 나서 엄마가 만들어준 잣죽에 김을 먹었다.



엄마가 선물해준 오덴세 수저세트 또한 개시했다.

잣죽을 한 입 먹고, 김에 간장을 콕 찍어 먹으니 간이 딱 맞다. 냉동실에 있던 거라 맛이 덜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잣 씹는 맛도 나고 고소하고 짭조름해서 숟가락을 멈출 수가 없었다.


히히. 진짜 맛있다.

남편도 정말 맛있다며 허허 웃었다. 일어나자마자의 우울함은 사라지고 오늘 하루 잘 버틸 힘이 생겼다.

그래도 회사에 가는 건 가끔은 싫지만.. 엄마가 만든 잣죽 덕분에 그나마 마인드 컨트롤하고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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