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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글 Apr 01. 2021

어제의 후회가 오늘로 이어지지 않기를

나는 후회를 많이 하는 성격인 듯하다. 과거에 내가 한 실수, 잘못들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 어쩌면 돌이킬 수 없는, 바꿀 수 없는 존재들을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 당시에는 담담하고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도, 돌이켜 생각해보면 많은 후회가 남는다.     


내가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내 결론은 과거의 선택과 행동에 대한 아쉬움은 현재의 불만 때문에 생긴다는 것이다. 그때 그랬더라면 하는 생각은,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에서 바뀌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떠오르는 것이다. 내가 지금을 만족하면서 살고 있다면, 현재의 행복을 즐기느라 과거의 미련 따위 볼 시간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불평하고 후회만 한다고 해서 바꿀 수 있는 것은 없다. 지금의 후회는 이미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빚진 부분이다. 현재의 불만을 없애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려면 결국 집중해야 할 것은 어제가 아닌 오늘이고 지금이다.     


이걸 알지만 쉽게 과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은 그때 그 행동의 결과를 알고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행동의 결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는 것은 매력적이지만, 그것도 결국 지나간 일일뿐이다. 내 앞에는 또다시 결과를 알 수 없는 문제가 놓여있고 지나간 일들만 뒤적 거린다면 똑같이 후회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오늘이 그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가장 빠른 날이기에, 오늘부터 시작하려 한다. 바란다, 어제의 후회가 오늘로 이어지지 않기를, 오늘의 노력이 내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어제의 슬픔이 오늘로 이어지지 않기를, 오늘의 행복이 내일로 이어지기를.      


다짐하고 얼마 못 가 다시 뒤를 돌아보겠지, 그러다 또다시 멈춰 서서 지나간 것들만 바라보고 있게 될지도 모른다. 괜찮다. 그렇다면 매일 다짐하면 될 뿐이다. 내가 끊고 싶은 것들을, 내가 이어가고 싶은 것들을 다시 되뇔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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