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용 메신저는 같은 지역 내에서는 통합 메신저를 사용한다. 그래서 다른 학교 선생님과 쪽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드물긴 하지만 메신저를 통해서 모르는 선생님께 연락이 오기도 한다. 그런 경우는 대부분 업무 관련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연락처가 없지만, 업무상 필요한 경우에 활용되기도 한다.
그런데 오늘 받은 연락은 업무 내용이 아니었다. 모르는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메시지의 내용은 자신의 은사님을 찾는다는 것이었다. 그분이 찾는 분의 성함이 아무래도 내 이름과 같았나 보다. 그래서 내가 혹시 은사님인지 물어보시는 내용이었다.
나는 교직 경력이 짧았기에 당연히 그분이 찾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물음에 성실히 답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선생님이 찾으시던 사람은 내가 아니었다. 나보다도 경력이 훨씬 많으신 선생님께서 자신의 초등학교 때 선생님을 찾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그동안에도 찾으실 기회가 있으셨을 텐데 오늘에서야 행동으로 옮기신 것에 의문이 들었다. 그전에는 찾을 마음이 없으시다가 이제 와서 생기신 걸까? 갑자기 찾고 싶은 마음이 생긴 이유가 뭘까? 이런저런 궁금증들이 생겼다.
나도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다. 임용되고 ‘선생님이 가르치던 학생이 같은 길을 가고 있습니다.’하고 보여드리고 싶었다. 자랑하고 싶은 마음, 반 지금은 어떻게 사시는지 궁금한 마음 반에 나도 메신저에서 찾아보던 적이 있었다. 그래도 결국 연락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나를 기억 못 하실 거란 생각과 부담감을 드릴지 모른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공교롭게도 그때 연락을 하려던 선생님을 만났던 학년과 내가 지금 담당하는 학생들의 학년이 같다. 나도 이들에게 그런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다. 그때 내 담임 선생님은 본받을 점이 너무나도 많은 분이었다. 학생 때는 막연히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었는데, 내가 이 자리에 서 보니, 그때는 미쳐 알지 못했던 부분들도 많았다. 직접 해보니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존경할 만한 분이었다. 다른 선생님들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지만 내가 만났던 담임 선생님들 중에서 가장 좋은 분이라 기억한다.
오늘 받은 뜻밖의 쪽지가 다시 나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이번에도 결론은 같았다. 옛 추억은 과거에 묻어두기로 했다. 그래도 언젠가 우연히 교직에서 마주친다면 먼저 가서 말을 걸고 말씀드리고 싶다. 선생님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선생님께 많은 걸 배웠다고...... 어쩌면 오늘 내게 연락을 주신 분도 이런 고민 끝에 찾고 계신지도 모르겠다. 많은 고민 끝에 내신 용기를 응원하고 싶다.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끝맺을지는 모르지만, 아름다운 결말이 영화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