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 화가이다. 그와 관련된 전시회가 꾸준하게 열리고, 그를 주제로 한 책과 영화가 작품들이 사랑을 받는다. 나 또한 그의 작품과 창작물들을 접한 적이 종종 있었다.
오늘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도 그와 관련된 책 때문이다.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졌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을 때 다른 작품들을 감상할 때와는 다른 점이 있었다. 그건 내 관점이었다. 다른 작품들을 볼 때는 반 고흐에 집중해서 감상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의 동생 테오에게 시선이 갔다. 그의 동생 테오에 관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반 고흐는 화가였다. 그림 그리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화가라고 부른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열정 넘치는 최고의 화가였다. 하지만 그의 그림은 팔리지 않았고 자신의 밥벌이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직업인으로서는 화가라고 부르기 어려웠다. 이런 상황 때문에 그는 동생 테오에게 경제적으로 자주 의지했다.
그에게는 다른 문제들도 있었다. 강박과 우울감에 시달리기도 했고, 주기적으로 발작을 일으키던 시기도 있었다고 한다. 그의 행동들로 인해 반 고흐는 다른 이들에게 이상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받기도 했다. 그리고 실제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그때도 테오는 형을 위해 그림을 그리면서 지낼 수 있을만한 병원을 알아보기도 했다고 한다.
이렇듯 반 고흐가 대중들에게 외면당하고 혹평을 받는 와중에도 테오는 꾸준히 지지했다. 반 고흐와 그의 그림들의 가치를 알아봤다. 이런 지지가 없었다면 우리는 반 고흐의 작품을 대부분을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미술상으로서 테오는 반 고흐라는 인물을 발굴해낸 탁월한 안목의 소유자다. 그의 통찰력은 교사로서 본받고 싶은 점이다. 남들은 알아보지 못하는 보물을 알아보는 것, 학생들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키워주는 것은 내게도 필요한 능력이다.
물론 테오의 지지가 통찰력이나 탁월한 안목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형제라는 이유에서 나온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도 그렇게 헌신할 수 있을까? ‘나는 교사이기 때문이란 이유로 학생들에게 그와 같은 지지를 줄 수 있을까?, 믿고 기다려주며 응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쉽게 답을 내리기 어려웠다.
책을 읽으며 테오의 행적에 눈길이 갔던 건 내게 도전이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가 반 고흐에게 했듯이, 나도 내가 만난 학생들에게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마주했다. 과거의 인물에게 도전을 받고 자극을 받는다. 이러한 것들이 옛날 사람들의 삶을 알아보는 이유이고 재미이지 않나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