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한 '강자'와 시시한 '약자'에 대한 이야기
오늘 이야기는 어떤 분의 댓글에서 영감을 받아 쓰게 되었습니다. 제 글은 여기뿐만 아니라 '아프니까 사장'에서도 기고 중이고, 오마이뉴스에도 가끔 기고됩니다. 그리고 당연히(?)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입장으로 글을 이어 갔습니다. 그런 글에 자주 이런 댓글들이 달렸습니다.
‘모든 프차가 그런 건 아니다.’ ‘가맹점주들은 더 나쁘다’
아마 프차 본사에서 일하는 분이거나 아니면 프랜차이즈 ‘본사’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이겠죠. 이에 더해 현재 운영 중인 개인 음식점이 잘돼 이걸 프랜차이즈로 만들고자 기획 중인데, 제 글을 읽어보니 '가맹점주와의 관계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조언을 구한다.' 라는 댓글도 보였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에서 써 보겠습니다. 제가 꼴랑 2년의 아주 일천한 경험이지만, 프차 본사 대표를 해봤거든요. 뭐 망하긴 했지만 말이죠. 그런데 이런 말이 있죠.
‘실패한 사람만이 성공하는 방법을 안다.’

예전에 제가 기고한 글에 이런 댓글이 있었습니다.
‘갑질을 할 수 있는 본사는 그래도 큰 회사다. 작은 신생 브랜드 프차는 오히려 가맹점주가 갑질한다.’
일단, 앞뒤 맥락 다 자르고 보면 맞습니다. 실제 가끔 활동하는 가맹점주 단체에서 제가 이런 말을 합니다.
“가맹점주는 도덕적이고 본사는 부도덕하다고요? 아니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본사나 가맹점주들이나 모두 그냥 ‘돈벌이’를 목적으로 모인 집단일 뿐입니다. 다만 한쪽은 상대적 강자이고 한쪽은 상대적 약자일 뿐입니다.”
제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화들짝 놀라는 점주님들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솔직히 오히려 저도 놀랍니다. 이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에 놀라는 그 모습이 의외라서요.

이전 가맹점주로서 그리고 본사 운영자 입장에서 부조리한 점주들 많이 봤습니다. 물론 시각에 따라 저도 부조리한 부류의 한 사람일 수도 있겠죠. 여기서 ‘부조리’라는 뜻은 법이나 도덕을 어기는 행위가 아니고 본사와 약속한 합리적인 규칙을 어기는 점주들의 행위를 말합니다.
본사가 정해준 레시피를 지키지 않고 자기 맘대로 하는 점주들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가맹점 관리가 취약할 수밖에 없는 신생 브랜드에서 자주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가령 식재료를 250g 넣으라고 했더니 아낀다고 50g 빼는 점주, 1000원짜리 식재료를 사용하라 했더니, 500원짜리 싸구려 재료를 몰래 쓰는 점주, 거꾸로 본사 규격 식자재가 맛이 없다면서 더 비싼 식재료를 쓰는 점주도 있습니다. 사실 이 정도면 개인 음식점을 해야지 프랜차이즈를 하면 안 되는 겁니다. 그런데 프차 가맹하고는 본사 시스템에 자기 의지를 반영하는, 정말 앞뒤 모르는 어린아이 같은 행위를 하는 분들도 적잖습니다.
그런데 안 지키는 게 레시피 뿐일까요?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유니폼을 안 입겠다고 하고, 앞치마와 위생모 미착용, 엉망인 식자재 보관과 매장 관리, 주방위생의 기본도 모르고 일하는 점주, 습관적으로 본사에 지급해야 할 비용을 지연 입금하는 점주 등 본사가 극혐할 점주가 차고 넘칩니다.
심지어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하죠.
모 신생 브랜드 가맹 본사 대표가 가맹 100호점을 달성하면 이후 가맹 희망자부터는 초기 가맹금을 50%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시행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렇게 순조롭게 100호점을 돌파하여 대표가 약속한 프로모션을 시행하자 문제가 터졌다. 기존 점주들이 들고일어난 것이다. 기존 점주들은 자신들에게도 50% 할인 만큼 가맹금을 돌려달라고 했다.
이런 걸 당연하다 생각하는 분들은 잘 생각해보세요. 오늘부터 내가 50% 할인 행사를 시행했는데, 어제 주문한 고객들이 억울하다며 자신도 소급 적용해달라고 하면 그리하실 건가요? 백번 양보해서 고민하다 그래 하루 차이인데 이 손님까지는 해주자, 한다고 합시다. 그럼 그 이전 손님은요? ^^;;
여하튼 당시 해당 브랜드 대표는 좀 마음이 약했나 봅니다. 점주들의 생떼에 이전 점주들에게도 소급, 가맹금 절반을 돌려줬다네요. 문제는 그 뒤 잘나가던 본사가 자금난에 빠졌고 정신없는 본사의 느슨한 관리를 틈타, 점주들이 필수 식자재까지 본격 사입(본사를 통하지 않고 개인이 시중에서 구매)하는 바람에 결국 브랜드가 공중분해 되었다고 합니다.
꽤 잘되던 브랜드였다고 하던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점주들이 작은 욕심에 갈라버린 거죠. 어떤가요? 점주는 선하고 본사는 악한가요? 본사에 근무하시는 분들 또는 본사 경영자이거나 본사 창업 준비하시는 분들 중에서, 제 이전 글로 혹시 이런 느낌을 받으셨다면 오해를 풀기 바랍니다. 전 이분법으로 프랜차이즈 업계를 재단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음 회자에서 좀 더 현실적인 본사 이야기를 이어가겠지만,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바로 이 겁니다.
시시한 강자와 시시한 약자들의 이야기, 바로 우리들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