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프랜차이즈가 유독 시끄러운 이유

납품 원부자재에 숨겨진 본사 수익.

by 개똥밭

프랜차이즈 업계 정보나 뉴스를 찾다보면 유독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업계가 비슷비슷한 수준의 국가들 중에서 시끄러운 듯합니다.


이유야 여러가지이겠죠. 비교적 짧은 프랜차이즈 역사 - 프랜차이즈 산업 역사만 짧은게 아니겠지만요, 높은 자영업 비율, 직장 은퇴자들에 대한 부실한 정책 등등, 이제 이 업계에서 '분쟁'은 과거 격렬했던 노동 분쟁 수준에 도달했지만, 솔직히 일반인들은 잘모르고 게 현실입니다.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 겁니다. 언론은 광고로 먹고 사는데, 그 광고에 프랜차이즈 업계 지분이 솔찮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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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분쟁 요소가 바로 지난 회차에서도 거론한 '물류'입니다. 통상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유통하는 ‘원부자재’를 ‘물류’라고 지칭합니다. 이게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본사에는 생명수지만, 가맹점주에게는 뜨거운 감자입니다. 본사는 이걸 못 마시면 골로 가는 거고, 점주는 안 먹자니 배고프고, 먹자니 입안이 다 헐게 생긴 거죠.


본사가 물류를 운용할 때 가장 어려운 게 뭘까요? 직전 회차에 말씀드렸지만, 바로 ‘가격’입니다. 초보 점주들은 아직 순수하다 보니 본사가 사라는 데로 넙죽넙죽 잘 사지만, 점주의 업력이 한해 두해 올라가면, 세상 물정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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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마침 이런 분들이 나타납니다.


“싸장님~~, 이거 얼마에 받으세요, 가격 리스트 주시면 지금 받는 가격보다 더 싸게 드릴게”


다음은 충분히 예상되죠? 관리가 느슨한 프차인 경우, 업자의 감언이설에 넘어간 점주가 이웃 가맹점주까지 꼬십니다. ‘내가 싼 물류 소개해 줄게, 우리 같이 삽시다.’ 이제 가맹점들이 하나, 둘 본사 물건을 안 사게 되고, 심지어 신생 브랜드의 경우, 본사보다 더 큰 물류를 운용하는 가맹점 사장이 생깁니다.


이쯤에서 가맹점은 느는데 물류는 줄어드는 기현상을 알아챈 곰탱이 같은 본사는 부랴부랴 원인을 파악하고는 분노에 부들부들 떨게 됩니다.


‘이것들을 어떻게 조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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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의 서막은, 이렇게 올라가게 됩니다.


여기서 혹시라도, '얘는 첨부터 점주가 쓰레기라고 단정하고 시작하네'라는 오해는 마시길 바랍니다. 본사가 점주들 등쳐먹으려 했다가 터진 분쟁케이스가 압도적이란 건 이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런 예는 이전 회차를 읽어 보시면 대충 감이 오실것이고, 앞으로 연재에서도 훨씬 무섭고 격렬했던 과거 사건도 다룰터이니 기대(?)하시기 바랍니다. ^^;;


각설하고, 예전에 같이 일한 물류 담당 사장이 내게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이 바닥에서 남 물류 따고 들어가는 것만큼 쉬운 게 없다. 가게 찾아가서 거기 기존 거래처 가격 리스트 달라한 다음, 거기서 품목 단가를 백 원씩만 깍아 준다고 해도 바로 거래처 바꾼다.


이처럼 제가 가맹점주 때는 몰랐지만, 본사 대표를 하면서 물류 운용이 참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야기 방향을 조금 바꿔서, 그렇다면 프차 분쟁의 근본적 원인인 ‘원부자재 가격’ 다툼이 일어나는 이유는 뭘까요? 그리고 이 오랜 분쟁이 개선되지 않고 여전한 이유는 뭘까요? 그건, 우리 프랜차이즈 기업 대부분이 납품 원부자재에 자신들의 수익(로열티)을 슬며시 숨겨 받는 관행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런 다툼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매우 정상입니다. 바로 장사의 본질이 ‘쩐의 전쟁’이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본사와 가맹점주가 서로 이득을 조금이라도 더 가져가려 기를 쓰다 보니 쌈도 나고 뭐 그런 겁니다. 그래서 법이 있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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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본사 물류가 본사의 수익 부분을 인정해도 비싸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회차에서 거론한 거지만, 구조적 문제입니다. ‘구매 파워’ 즉, 본사도 제품을 유통하는 대리점이나 도매상과 거래해야 하는데, 이게 일정 이상 규모가 안되면 가격 협상력이 떨어집니다. 더욱이 시중가는 변동성이 있습니다.


물건을 많이 사야 그나마 싸게 사니까, 본사는 도매상에서 몇 달 치 물건을 떼다가 본사 창고에 쌓아 놨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유통 가격이 떨어지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본사야 손해 보고 팔 수는 없으니 당연히 이전 가격으로 가맹점에 납품할 것이고 가맹점주는 동네에서 동일 제품이 본사보다 싼 걸 발견하고 빡치는 거죠. 이게 본사 직접 유통이 아닌 외주 유통도 같습니다.


이래서 신생 프차들은 이런 분쟁을 피하고자 규모가 안 나오는 자질구레한 재료는 가맹점주들에게 '주변에서 알아서 구매하세요.' 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사실 프차 시스템에서는 굉장한 잠재적 리스크입니다. 이게 뭔 소린가 하면, 본사가 설계한 품질에서 벗어나는 재료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프차의 근본은 ‘합리적 통제와 관리’입니다. 사실, 이거 안되면 ‘프차’가 아니라고 보셔도 됩니다. 그냥 본사가 ‘떳따방’이거나, 겉은 ‘프랜차이즈'처럼 보이지만 사실 특정 물건만 떼다 쓰고 본사의 통제나 관리는 전혀 없는 체인점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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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일정 규모로 성장한 프차가 가장 먼저 하는 게, 가맹점에 소요되는 모든 원부자재를 모두 ‘필수품’으로 박는 겁니다. (물론, 우리나라 프차는 수익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꼼수입니다.) 즉, 모든 원부자재를 오로지 본사를 통해서만 구매하도록 만드는 거죠. 근데 이게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사실, 프랜차이즈의 정체성은 ‘군 시스템’과 동일합니다. 군은 제복부터 막사, 무기, 기타 운용 장비가 모두 통일되어 있습니다. 프차도 이러합니다. 아니, 이래야 합니다. (이러해야 한다고 표현한 것은, 우리나라는 몇몇 브랜드 외에는 개차반이라 그렇습니다) 그 ‘통일’은 표준을 기반으로 한 교육과 관리로 유지됩니다. 그런데 이게 다 비용입니다. ‘통일'(또는 퀄리티 유지)이라 쓰인 동전의 뒷면에는 ‘비용’이 쓰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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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본사들은 앞으로 예상 가능한 점주들이 벌일 꼼수(일탈)를 막기 위해, 자신들도 여러 꼼수를 부리기 시작합니다. 어떤 꼼수일지 궁금하신가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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