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가 견제와 균형을 만들어 낸다.

'단체'가 가장 필요한 업종이 바로 '프랜차이즈'입니다.

by 개똥밭

가끔 사람들에게 필자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세상사가 스케일의 차이일 뿐 돌아가는 건 비슷하다.’


이걸 좀 더 직관적으로 표현하면, 작고 영세한 수준의 소기업과 엄청난 규모의 대기업은 서로 완전히 다른 세계일 것 같지만, 사실 인간 군상들이 만들어 내는 서사(부정적이건 긍정적이건)는 규모의 차이일 뿐 비슷하더라는 거죠.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를 불행으로 빠트린, 독선적이고 이기적이며 폭력적이었던 윤석열 정부처럼 이런 비상식적 행태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곳이 바로 ‘프랜차이즈 업계’입니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사실 국가 시스템과 닮은 구석이 제법 있습니다. 예전 미국은 프랜차이즈를 ‘마피아’ 시스템이라고 했는데, 마피아 시스템 또한 큰 맥락에서만 보면 원시적 국가 시스템입니다.


폭력을 독점하고 그 폭력으로 질서와 안전을 유지하며 그 댓가로 구성원에게 돈(세금)을 요구하는 그런 맥락에서 말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프랜차이즈로 보면 가맹점은 일종의 국민이고 본사는 행정, 입법, 사법까지 책임지고 국가처럼 가맹점 시스템을 운영합니다.


문제는 본사가 이 삼권을 다 쥐고 있으니 소위 ‘무소불위’ 존재가 된 겁니다. 법에 해당하는 규칙(계약 조항)을 자기들이 만들고, 그 규칙의 준수 여부도 그들이 감시 통제하며, 규칙(계약) 위반 여부도 그들이 판단하니 말입니다. 말 그대로 ‘독재’인 거죠.


이걸 경제 용어로 표현하면 ‘독점’이란 단어로 표현됩니다. 즉, 자유시장을 지향하는 국가에서는 굉장히 보기 드문 ‘시장의 독점’을 인정한 경제 체제가 프랜차이즈입니다.


그런데 독재는 알다시피 부패하고 부조리해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나 경계하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시장 독점’이 경제 사회에 끼치는 폐해는 어마어마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국가에는 ‘공정위’라는 별도의 기관을 두고 이를 규율합니다. 그런데 프랜차이즈는 매우 예외적으로 공인된 ‘독점 시장’을 바탕으로 하는 사업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많은 부조리가 발생하겠습니까?




필자는 미국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자주 거론합니다. 물론, 미국이 우리보다 앞선 선진국(?)이기 때문에 보고 배울 게 있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미국 프랜차이즈를 잘 보면 우리보다 법이 촘촘하거나 엄격해서는 아닙니다. 오히려 미국의 가맹사업법은 우리보다 느슨해 보입니다.


가령 미국도 가맹사업을 하려면 정보공개서를 기관에 등록해야 하는데, 그 조건이 우리보다 느슨합니다. 이걸 알기 쉽게 비유적으로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프랜차이즈 본사를 하겠다고요? 그럼, 정보공개서에 ’이런 이런‘ 항목을 써넣으세요. 물론 대충 쓰거나 기업 판단에 따라 아예 안 써도 됩니다. 단, 정보공개서에 명시하지 않았거나, 명시하였더라도 근거가 없는 정보로 가맹 희망자를 모집하여 문제가 발생한다면 귀사는 그에 따른 상당한 법적 대가를 치뤄야 할 겁니다.

미국 사회는 기업이 불특정 다수에게 큰 피해를 주면 ‘징벌적 손해 배상’이라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형 언도’ 효과를 내는 엄청난 금액 배상으로 징벌합니다. 그런데 이런 엄격한 ‘인과응보’ 기조에 한가지가 더해집니다.


미국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가맹과 동시에 점주 상당수가 단체에 자연스럽게 가입한다는 겁니다. 제가 이전 글을 통해 ‘던킨, 피자헛, 맥도날드, 버거킹 등등’ 미국 유명 브랜드들 대부분이 점주들이 참여하는 공동구매협동조합을 운영한다고 알려드렸습니다.


그런데 미국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점주 단체를 통해 ‘공동구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본사의 막강한 힘을 견제하는 역할도 합니다. 그래서 법이 우리보다 엉성해 보여도 그 시스템이 우리보다는 훨씬 잘 유지되는 겁니다.

이런 맥락으로 에릭 호퍼(Eric Hoffer, 1902~1983)라는 미국의 유명한 사회 철학자 말씀을 아래와 같이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다른 나라라면 엘리트가 할 일을 여기 미국에서는 하찮은 노동자들이 해낸다. (노동조합 등 단체) 이것이 바로 미국 저력의 일부다. 미국이 대단한 것은 사람들이 이처럼 리더 없는 조직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조합, 협회, 연합, 연대 등 이런 중간 단체들 덕분에 사회의 견제와 균형을 만들어 냈다. 삼권분립만 가지고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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