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그럴싸한 계획은 있다. 그런데 인생은 '운칠기삼'이다.
프로 복싱계의 전설 '마이크 타이슨'이 남긴 이 한 마디가 요즘 들어 유독 자주 떠오른다. 트럼프의 중동 행보를 보면서다.
알고 보니 그의 대 이란 구상은 40년 전부터 머릿속에 그려온 그림이었다고 한다. 1980년대 인터뷰를 보면 젊은 트럼프의 시각은 놀랍도록 일관됐다. 국가적 모욕에는 압도적 군사력으로 응징해야 하고, 중동 안보에 쏟아붓는 비용은 이란의 석유 시설을 직접 장악해 되돌려 받아야 한다는 것. 이란의 석유 수출 동맥인 하르그 섬은 언제든 파괴할 수 있는 전략적 카드로 쥐고 있어야 한다는 것.
이 사실이 알려지자 댓글란은 찬사로 가득 찼다.
"역시 트럼프, 다 계획이 있었다." "즉흥이 아니라 40년의 뚝심이었다."
언뜻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허블 우주망원경의 성공에 우여곡절이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의외로 모른다.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된 인류 최고의 프로젝트. 그런데 막상 우주로 쏘아 올린 허블은 렌즈 곡면의 미세한 오류로 인해 흐릿한 사진만 찍어댔다. 부랴부랴 수리 계획을 세웠다. 아무리 지구 궤도 있다곤 하나, 유인 로켓 발사 한번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부어야 하는 만큼, NASA는 지상에서 '수리 과정'을 수백 번 연습했다. 그렇게 완벽한 매뉴얼을 손에 쥔 우주인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문은 뒤틀려 맞지 않았고, 커넥터 분리 방식은 지상의 매뉴얼과 달랐다. '그럴사한 계획을 가지고 링에 올랐으나, 펀치를 맞는 순간 그 모든 계획이 틀어진 것이다' 결국 현장의 즉흥적 판단이 우주를 구했다.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을 그린 영화 《제로 다크 서티》에는 작전 직전, 세상에 공개조차 되지 않은 당시 최고의 기술로 만들어진 스텔스 헬기 한 대가 고장으로 추락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실화다. 지구촌 최강의 천조국 미국이 세운 완벽한 작전이 기계 결함 하나로 무너질 뻔한 것이다.
그리고 현재, 이란에서 격추된 조종사 구출 작전에 나선 수송기가 한대도 아니고 두대나 고장을 일으켜, 기체 를 현장에서 자폭시키고 겨우 귀환했다는 소식도 들렸다. '천조국' 미국이 보여준 당혹스러운 민낯이었다.
그렇다면 이것은 무능인가, 불운인가? 그리고 결국 목표를 이루었다면, 그것은 실력인가, 행운인가?
우리 조상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인생은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고. 내 노력이 셋이라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운이 일곱이라는 것. 냉정하게 보면 허블의 수리를 완성한 것도, 빈 라덴 작전이 성공한 것도, 트럼프의 구상이 일부라도 현실화되는 것도 실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미국의 경제학 교수들이 즐겨 인용하는 아포리즘이 있다.
"우리가 너희에게 경제학을 가르치는 이유는, 운이 찾아왔을 때 네가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장소에 서 있을 확률을 높여주기 위해서다."
'스티브 잡스'의 애플의 성공도 현재 진행형인 '일론 머스크'가 만든 테슬라와 스페이스 엑스 등 그의 기업 성공도 결국 '운칠기삼'이라는 것이다.
경제학을 돈 버는 기술이 아닌 의사결정의 과학으로 보는 이 통찰은, 운은 통제할 수 없지만 운이 오는 길목을 읽고, 그 자리에 미리 서 있을 수는 있다는 뜻이다. 바로 이것이 실력이라는 것이다. 동시에, 그 길목을 찾아낸 것에도, 운이 실제로 찾아온 것에도 내가 모르는 우연이 깃들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충고이기도 하다.
모든 문제는 성공한 뒤에 찾아온다.
성공의 일곱 할을 차지한 운의 존재를 잊는 순간, 인간은 오만해진다. 자신의 계획과 노력이 완벽했기 때문에 성취를 이루었다고 믿기 시작한다. 40년 전의 구상이 오늘의 현실을 만들었다는 서사에 취한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이란은 여전히 저항 중이고 며칠이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자신한 미국은 6주 째 전쟁을 진행 중이며, 이제는 그때가 언제인지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운칠기삼'이 주는 진짜 교훈은 바로 겸손이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의 성공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 성공 앞에서도 의심할 줄 알고, 실패 앞에서도 성찰할 줄 안다. 바로 그 겸손이, 다음에 찾아올 운을 맞이할 준비를 조용히 쌓아간다. 반면 운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은 성과에 취해 스스로 함정을 판다. 오만의 청구서는 언제나 가장 예상치 못한 순간에 날아온다.
결국 '성취'란 노력과 운의 조합이다. 내가 준비하고 애쓴 '3할'이 있었기에 '7할'의 운이 내 손에 잡혔고, 그 운이 찾아왔기에 나의 '3할'이 빛을 발했다. 그러니 무언가를 이루었다면, 그 기쁨의 일부는 마땅히 감사로 돌려야 한다. 자신의 노력을 믿되, 자신의 운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 그가 바로 링 위에서도, 링 밖에서도 오래 살아남는 사람이며 진정 '성공한 사람'이 아닐까 한다.
P.S
이쯤에서 우리에게 알려 진 그 유명한 에디슨의 명언을 곱씹어 보자 우리는 에디슨이 이렇게 말했다고 들었다.
"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땀)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그가 말하고자 했던 정확한 뜻은 이러하다고 한다.
1%의 영감이 없다면 99%의 노력은 소용이 없다
(Genius is one percent inspiration and ninety-nine percent perspir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