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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똥밭 Dec 08. 2020

쉽지 않네... 글 쓰기...

이러니 일기는 어떻게 쓰나?

난, 요즘 말로 '장문충'이다. 그래서 오마이뉴스의 편집 담당자들이 가끔 곤란해한다. 언론사 기사는 A4, 폰트 11, 줄 간격 160 기준으로 두장 반을 넘어가면 곤란하다고 한다. 글자 수로 따지면 삼천자 내로 기사를 써야 한다는 거다. 그런데 내가 올린 기고문의 대부분은 서너 장이 넘어갔다. 기사뿐만이 아니다. 하다못해 인터넷 포털에 올라온 기사에 다는 댓글도 난 최대 글자 수 300자를 꽉 채울 때가 많다. 


그런데 요즘 느끼는 건 요즘 세대는 정말 짧은걸 좋아한다는 거다. '짧은 글, 짧은 동영상, 짧은 음악' 등등... 여기 내 브런치 글 중에서도 주로 짧은 글에 피드백이 많았다는 것이 그 반증일 것이다.


포털 '다음'에 올린 댓글 수 ^^;;


그런데... 사실 엄밀히 말해 난, '단문충'이었다. 지금 '네이버, 다음'의 조상 격인 천리안, 하이텔 시절부터  수많은 단문을 써 올렸다. 2400 bps 모뎀이 '삐비이~익'하는 신음을 내며 간신히 통신과 연결하면 파란색 화면에 하얀색 도트 피치로 글자를 써 올렸다. 시간이 흘러 천리안과 하이텔이 네이버와 다음으로 바뀐 후에도 난 열심히 단문을 써 올렸다. 네이버의 인터넷 기사에 삼천여 개의 댓글을 올렸을 무렵, 네이버가 댓글 정책을 폐지하자 난 댓글 난민으로 '다음'으로 유입되었고 '다음'에서 난 현재 만 칠천 개가 넘는 댓글을 올리고 있다. ^^;; 

그러니까 난 확실히 '단문충'이다.

참~ 혹시라도 오해가 있을까 봐 말하는데... 난 '악플러'는 아니다. 오히려 '선플'운동에 참여했고 특정인을 - 범죄인, 기업인,  정치인은 제외 ^^ - 공격하는 악플러들에 맞서 그들의 저열한 글을 조목조목 조각내는 '활빈당' 같은 일을 하기도 했다. 믿거나 말거나 말이다. 


그렇게 하루에 적게는 한, 두 개 많게는 수십 개의 단문을 습관처럼 매일 올렸음에도 브런치 글과 오마이뉴스 기고는 정말 쉽지 않다. 오마이뉴스야 쉽게 쓸 수 있는 글이 아니니 그렇다 치더라도 여기 브런치 글은 시시한 신변잡기, 그러니까 '일기'같은 글을 써 올려도 누가 뭐라 할 사람이 없음에도 내가 결심했던 '일주일에 한편 쓰기'가 이리도 어려울 줄 몰랐다. 여하튼 다시 심기일전하여 써 보겠다. 주제가 시시껄렁하든 누가 읽어주지 않든 다시 한번 일주일에 한편 쓰기에 도전하겠다. 그러다 보면 언제가... 내 인생철학이 담긴 수백 페이지짜리  책 한 권은 나오지 않을까? 그리고 그게 내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정신적 유산이 되었으면 좋겠다. 물려줄 재산은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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