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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똥밭 Dec 15. 2020

정말 사랑스러운 드라마

영화로 보는 현실 풍경 - 퀸스 갬빗

언듯 보면 모든 것을 다 가지고 태어난 듯한 소녀 '베스 하먼',  수학자인 엄마와 남부럽지 않은 재력을 가진 아빠(교수인 듯하다), 더욱이 엄마의 유전자 덕분에 꼬마 소녀 '베스 하먼'은 '천재'로 태어났다. 


그러나... '베스'의 현실은 누구보다 불행하다. 뛰어난 수학자였지만 강박증과 편집증에 시달렸던 엄마, 그런 엄마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아빠는 모녀를 떠난다. 결국 엄마는 베스와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만 '베스'는 운 좋게 살아남는다. 


집단 이루고 사는 동물 중 공동 육아를 선택한 몇몇 '종' 이외에는 부모를 잃은 새끼에게 남겨진 운명은 '고통 그리고 죽음'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간'이란 동물 사회도 상당히 그러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베스의 생존을  '다행'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남겨진 어린아이에게 세상이 얼마나 잔혹한지 모두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고아원에 들어간 베스는 우연히 '체스'를 접하게 된다. 이후 베스에게 '체스'는 모진 현실의 고통을 잊게 만드는 진통제가 되고 삶의 전부가 된다.


이 드라마는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세상이라는 거친 들판에 홀로 세워진 어린 소녀 '베스 하먼'의 성장 이야기다.




오늘도 우리는 '능력자'로 인증받기 위해 아등바등 거리며 산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발버둥 칠수록 마음에는 '불안'이라는 그림자만 짙게 드리운다. 인간에 핍박받던 자연은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뭣이 중헌지도 모르는' 인간들을 나무라는 듯 코로나란 재난으로 우리를 '공포'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퀸스 갬빗'은 이런 척박한 현실에서 살천스러워진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드라마다. 


어느 주말 오후, 두 번째 일터로 출근하는 나를 몇 시간 동안 '히죽' 거리게 만든 드라마, 정말 사랑스러운 드라마 '퀸스 갬빗'을 세상사에 지친 당신에게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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