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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똥밭 Dec 16. 2020

그 다음엔 뭘 할 거야?

영화로 보는 현실 풍경 - 퀸스 갬빗

주인공 '베스'는 미국에서 열린 체스 국제 경기에서 러시아의 어린 체스 선수 '조르지 기레브'와 대국을 하게 된다. 처음으로 자신보다 어린 선수를 맞이하게된 '베스', 그런데 조르지의 '기력(棋力)'은 상상 이상이었다. 지금까지 단 한번의 패배도 없이 '파죽지세'였던 그녀는 자신을 처음으로 당황케한 이 꼬마 체스 기사 조르지의 이력이 무척 궁금했다. 그렇게 알게된 조르지의 삶은 자신과 다른 듯 닮아 있었다. 

조르지는 '베스'처럼 '영재'였다. 미국과 같은 자본주의 국가에 공산주의 체재의 우위를 과시 하고 싶었던 러시아는 '엘리트 교육'에 올인 했다. 조르지는 그 엘리트 교육의 산물 중 일부다. 그렇게 국가에 의해 4살때부터 전문 체스선수로 키워진 조르지에게 미국 문화는 놀라움이었고 부러움이었다. 조르지는 베스에게 러시아에는 없는 '드라이브 인 극장'에 대해 물어보며 감탄한다. 


대국 말미, 궁지에 몰렸던 베스는 자본주의 소녀 답게 순진한 공산당 소년 조르지를 '체스'가 아닌 꼼수로(심리전) 승리한다.

대국 후, 조르지는 베스에게  지금까지의 자신의 체스 이력과 3년 후, 즉 16살에는 세계 챔피언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다. 조르지의 당찬 목표에 베스는 자신도 '드라이브 인 극장'에 가본적이 없다고 말하며 이런 질문을 한다. 


"우승하면... 그 다음엔 뭘 할거야?"

"...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챔피언이 되면... 남은 평생 뭘 하겠느냐고?"

"...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어린 시절, 고아원에서 가족의 결핍을 체스로 채워 넣은 '베스'는 국가에 의해 어린 시절이 체스로 채워진 조르지의 삶이 자신과 닮아 있음을 알았다.  




대입을 위해 학교와 학원에서 어린 시절을 채우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


"합격하면 그 다음엔 뭘 할거야?"

뭘 하긴 뭘 하겠는가... 그 청춘들은 당연히 취업 준비를 하겠지 

취업을 하면 남은 평생은 뭘 하며 살거야? 

당연히 일하며 돈을 벌겠지... 

돈 벌면 그 다음엔 뭘 할거야? 


'쇠고기 사묵겠지?!'


한때 유행했던 '허무' 개그였다. 허무 개그는 선문답과 닮은 구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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