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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똥밭 Jan 26. 2021

미니멀리즘과 호세 무히카

대량소비시대에 울리는 경종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본 다큐멘터리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제목은 '미니멀리즘'


사실 '미니멀리즘'이란 단어는 이미 수년 전부터 익히 들었던 그다지 새삼스럽지 않은 단어다. 최근 많이 들리는 '소확행, 워라벨, 욜로'와 같이 이 시대에 제시되는 또 다른 '삶의 방식', 결국은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일종의 '유행' 정도 생각했다. 건강에 대한 평가가 시시때때로 달라지는 '커피, 초콜릿, 와인'처럼 말이다.


우리 부부가 이 다큐를 봤던 건 살림살 정리정돈에 대한 노우하우나 얻으려 했던 거였다. 그러니까 '너저분한 살림살이 잘 정리해서 깔끔하게 사쇼~'라는 뻔한 스토리를 예상했다는 거다. 그런데 우리 부부는 다큐를 다 보고 난 후의 느낌은 이러했다.


"어때? 정신이 좀 들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미니멀리즘' 중에서

 "기업들의 속임수 중에는 결핍 광고라는 게 있어요... 이 제품을 사지 않으면 어딘가 부족하단 생각을 심어주는 거예요....(당신의) 머릿결도, 옷도, 피부도, 몸매도 전부 완벽하지 않아"


"생각해봐요, (기업들이) 수억 달러를 들여 이게 필요하다고 말해주는데 이 제품을 사지 않으면 어딘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겠어요?)"

"착용하는 브랜드가 아닌... 공동체 의식, 목적...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건데... 그런 것이 사라졌기 때문에 더 많은 물건을 사는 것으로 소속과 만족에 대한 욕구를 잘못 풀어요"


"갖고 있지 않은 돈으로 필요치 않은 물건을 사서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잘 보일 필요는 없는 거예요"

(정말 가슴에 확 들어오는 말이었다. 나를 진짜 좋아하는 사람들은 내 물건을 보고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삐까번쩍한 사치재를 사는 이유는 날 싫어하는 사람들, 나에게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 하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가 끝났을 때 난 이 다큐의 핵심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라는 별칭이 따라다니는 우루과이의 전 대통령 '호세 무히카'의 철학과 맞닿아 있음을 느꼈다.


대통령 퇴임 당시 그의 지지율은 65%였다. 그리고 지금도 우루과이 사람들은 그가 돌아오길 바란다고 한다.


"이런 무자비한 경쟁에 바탕을 둔 경제시스템 아래서 우리가 연대나 더불어 살아가자는 논의를 할 수 있나요? 어디까지가 동료이고 어디까지가 경쟁 관계인가요?"


"(우리는) 오히려, 이러한 소비사회에 통제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발전을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지구에 왔습니다."


"10만 시간을 사용하는 전구를 만들 수 있지만, 1000시간만 쓸 수 있는 전구만 팔아야 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먼 옛날의 현자들, 에피쿠로스, 세네카, 아이마라 민족까지 이렇게 말합니다. 빈곤한 사람은 조금만 가진 사람이 아나라 욕망이 끝이 없고 아무리 많이 소유해도 만족하지 않는 사람이다."


"제 동지들인 노동자들은 8시간 노동을 쟁취하기 위해 싸웠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6시간 노동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6시간 노동을 하게 된 사람들은 다른 일도 하고 있어 결국 이전보다 더 오랜 시간 일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오토바이나 자동차 등의 할부금을 갚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그 돈을 다 갚고 나면 자신이 저처럼 류머티즘 관절염을 앓는 노인이 되어 있고 자신의 인생이 이미 끝나간다는 것을 깨달을 것입니다."


제가 말하려는 것은 너무도 간단합니다. 개발이 행복을 가로막아 서는 안됩니다. 개발은 행복, 지구에 대한 사랑, 인간관계, 육아, 친구 사귀기 등 우리가 가진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줘야 합니다. 우리가 가진 가장 소중한 자산은 바로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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