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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똥밭 Jul 29. 2021

플라스틱 빨대, 코로나 그리고 백신

조금 깊게 보고 조금 넓게 보기 4.

얼마 전, 유튜브 AI를 통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씨스피러시(SEASPIRACY)'를 소개받았다. 이 다큐는 도입부에 제법 충격적인 사실 하나를 밝힌다. 



현재 바다를 오염시키는 대표적 오염 물질인 '미세 플라스틱', 그리고 그 미세 플라스틱의 원흉으로 지적받는 '플라스틱 빨대'가 사실은 바다로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03% 밖에 되지 않는다.


사실, 이 영상을 보기 직전에 'SOD'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소개한 마이클 셸런버거 저서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으로 플라스틱 빨대에 대한 반전 사실을 알고 있었다.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과 바다에 엄청난 미세 플라스틱이 흘러들 가고 있는데 그 주범이 '플라스틱 빨대'로 알고 있지만 진실은 그것이 아니라는 것, 이처럼 우리가 '진짜'라고 알고 있던 어떤 '정보'가 사실은 과장되었거나 심지어 거짓일 수 있다는 것이 그 책의 주요 내용이었다. - '지구 온난화'와 같이 인간의 기술이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그동안의 주장들 -  그 책 소개 영상을 다 본 후 내 생각은 이러했다. 


"이 또한 과장이나 왜곡, 혹은 거짓 아닐까?" 


여하튼, 저자가 책을 통해 주장한 내용의 진실 여부를 떠나 분명한 것은 '미세 플라스틱'의 주범은 '플라스틱 빨대'가 아니 사실이었다. 그건 분명 공인된 데이터였기 때문이다.  그 점은 나도 분명 놀라웠다. 


"뭐야! 그게 다 뻥이었다고?"


그런데 이 또한 조금만 생각해보면 '플라스틱 빨대'는 모든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일종의 '상징'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세상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제품들이 얼마나 많은데 겨우 플라스틱 빨대가 이 지구촌의 미세 플라스틱의 원흉일 수 있겠는가? 그게 바로 '비상식'인 거다. 그러함에도 나를 포함한 우리가 '플라스틱 빨대'에만 꽂혀 있었던 것은 바로 매스 미디어들이 쏟아낸 '프로파간다' 때문이었다. 


미디어들은 우리가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들이 미세 플라스틱이 되어 지구의 환경을 위협하고 있으니 당장 일상에서 줄일 수 있는 플라스틱을 줄여 보자고 했던 것이고 그중 가장 만만한 게 '빨대'이니 그것부터 바꾸자고 했던 거였다. 그랬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 '미세 플라스틱 = 빨대'로 인식했던 거였다. 그런데 여기에는 우리가 모르는 '진짜 이야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굉장히 불편한 내용을 담고 있다. 바로 미세 플라스틱의 주범은 지금도 바다에 버려지거나 유실되고 있는 '그물'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 그물을 사용하는 거대 수산물 기업들이 현재 지구 환경보호를 위해 맹렬하게 활동하는 단체들의 최대 후원자라는 사실을 넷플리스의 다큐멘터리 '씨스피러시(SEASPIRACY)'가 신랄하게 밝히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어떤 환경 단체도 그 수산물 기업들의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한 어족 자원의 감소, 그리고 그물로 인한 미세 플라스틱의 재앙을 제대로 거론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어제도 그제도 맛있게 먹었던 생선의 이면에는 이런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요즘 지구촌은 백신 전쟁이다. 가난한 나라들은 없어서 못 맞고 넘치는 나라들은 가짜 뉴스와 헛소문에 접종이 지연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한다. 뭐 사실 이해가 전혀 안 가는 건 아니다. 어느 누구든 자신의 생명에 위해가 될 수 있는 단 0.03%라도 확률이 존재한다면 피하고 싶은 것이 인간 심리이니 말이다. 그래서 한때 우리나라도 백신 접종 희망률이 60%대 선에서 왔다 갔다 한적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또 못 맞아서 난리라고 한다. 예약 사이트가 열리자마자 폭주를 해서 사이트가 먹통이 될 정도로 말이다. 


오늘도 어느 뉴스에서 코로나 백신과 관련된 가짜 뉴스와 헛소문들에 대한 팩트 체크가 있었다. 그중 하나가 '백신 접종 거부'운동이었다. 문제는 이런 황당한 일을 벌인 사람들 중에는 교수, 기업가 등 나름 이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라고 할 수 있는 전문직 또는 지식인이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여하튼 뉴스는 관련 팩트 체크에서 백신 접종은 강제가 아닌 선택이라고 전했다. 즉  내가 맞기 싫으면 안 맞아도 된다는 거다. 그리고 이어, 미국 일부 주에서 마스크 착용 지침 거부 뉴스가 전해졌다. 이 지침을 거부한 사람들 또한 무지한 사람들이 아니라 배울만큼 배웠다고 할 수 있는, 그래도 평균 이상의 판단력을 소유했을듯한 - 물론 이 또한 편견일 수 있겠지만 - 공화당 출신 주시자들이라 한다. 참으로 재미진 세상이다. 어떤 사람들이 가진  지위, 직업 그리고 지식의 수준과 그들의 '합리적 판단력'은 비례하리라는 통상적 관념이 꼭 그렇지는 않는다는 사실이 말이다.




이런 현상들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이 현대 사회가 너무도 복잡해졌다는 반증이라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어떤 사건이나 현상에 대한 원인 분석과 주장이 난무할 수밖에 없고 검증하기도 어려워졌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아무리 복잡하고 다양한 세상이라고 한들, 이런 판단에서 놓치면 안 되는 분명한 한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우리는 거대한 공동체 속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혼자 또는 아주 작은 무리가 아닌. 무려 수십억 인구가 모여 사는 초거대 집단에 속해있으며, 우리는 우리 세상이 지속 가능하게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는 사실 말이다.


어느 날, 누군가에게 '씨스파라시'를 다큐를 이야기하며 "생선 소비를 줄여야겠어, 미세 플라스틱 문제도 그렇고 이 상태면 이삼십 년 사이에 어족 자원은 멸종될 거라네..."라고 하니, 그는 "내가 줄인다고 뭐가 달라져? 그리고 지금 당장도 아닌데 그냥 살던 데로 살아"라고 답한다. 


어느 날, 누군가는 내게 "백신 부작용으로 죽는 거나 코로나로 죽거나 이러나저러나 마찬가지 아닌가? 기저질환 없으면 코로나로 인한 증상은 평범하다던데 뭐하러 그 위험한 백신을 굳이 맞아야 하지?"라고 한다. 그에게 나는 "코로나는 노년에게 위험한 질병이고 그 노인들이 중증질환에 걸리면 국가가 외면할 수 없으니 그 많은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시키게 되고 그렇게 되면 그다음부터는 일반 질병이나 사고를 당한 젊은이들을 치료할 수 없는 소위 국가비상사태에 이르니까 그러는 거야!!"라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누구나 알만한 사실을 구구절절 설명한다.


그리고 난 답답한 마음에 그들에게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던진다.


"그걸 거면 산속에 들어가 혼자 살아! 혼자서 주변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상태라면 당신이 물구나무를 서서 똥을 싸도 뭐라 할 사람 아무도 없어! 굳이 같이 살겠다고 공동체 속에 비비고 들어와서는 공동체에서 지켜야 할 의무를 못하겠다고 난리 치면 안 되는 거지~ 이러니까 요즘 애들이 애를 안 낳는 거잖아~ 같이 살 수 없는 세상이 될 것 같아서 말이야!! 다 니 책임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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