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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똥밭 Oct 01. 2021

행복 하냐고?

행복, 숨은 그림 찾기 또는 홀로그램

어느 날, 누군가 내게 이렇게 물었다.


"형님은 행복하세요?"     


뻔한 영화에 등장하는 뻔한 대사처럼 매우 익숙한 질문이다. 그런데 대답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가끔 느끼지만 ‘행복’이란 단어는 참 묘하다. 이 아름다운 단어가 누군가에게 질문으로 던져지면 때때로 어색함을 심지어 누군가에게는 불편감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사이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질문은 내게 던져졌지만, 다른 이들도 잠시 사유의 시간을 갖는 듯했다. 나를 포함한 그들의 머릿속은 이러한 생각으로 잠시 가득 찼을 듯했다.


딱히 불행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행복이라 말하기는 어설픈 이건 뭐라 해야 할까?

얼마 전까지는 삶이 고달팠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 행복한 걸까?

며칠 전 행복한 일이 있었는데 지금 그 느낌이 사라졌으면 불행한 걸까?

전반적으로 ‘인생’의 그림이 우중충 한데 그럼 불행한 걸까?

지금 고민이 없으면 행복한 걸까?      


내가 말을 주저하는 사이 누군가 이 어색한 상황을 탈출하고 싶었는지 대신 답을 냈다.     


“나는 행복해! 삶이 고단하긴 하지만 짬짬이 알바해 모은 돈으로 평상시 비싸서 엄두내지 못한 좋은 음식을 아내와  같이 먹을 때 즐겁고, 그 돈 좀 더 모아서 여행이라도 가면 정말 즐겁고, 이런 게 행복 아닌가?”     


난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빙고!, 이게 정답이네!”     



EBS 다큐멘터리 '깨달음을 얻은 자 붓다' 중 한 장면

며칠 전, 유튜브의 AI가 카톨릭이 모태 신앙인 내게 ‘깨달음을 얻은 자 붓다’란 영상을 추천했다. 영상은 붓다의 이런 말을 전했다.


“세상은 슬픔과 고통의 바다다, 하지만 나는 평온을 얻는 법을 찾아냈다. 누구나 그걸 찾아낼 수 있다.”


“삶은 축복이다. 기쁨은 어디에나 있지만 우린 그걸 모른다.”


그리고 영상은 수천 년전 붓다의 '깨달음'을 이 시대 석학들의 해석을 더해 전했다.

     

“고통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두에게 친숙하고 모두가 아는 것입니다. 그래서 붓다는 말하죠, 거기가 우리의 출발점이다.”


“현실 속 기쁨과 행복은 순간적입니다. 여러분이 아끼는 유리잔이 있다고 가정해 보죠...., 실수로 팔꿈치로 치면 선반의 유리잔은 바닥에 떨어져서 깨지고 맙니다. 하지만 그 잔이 원래 깨져있던 것임을 깨달으면 잔을 보는 눈이 달라지죠”     




붓다는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었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그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보는 각도에 따라 '그림'이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홀로그램 스티커’에 신기해하면서, ‘숨은그림찾기’를 하다 보면 정말 생각지도 못한 허술한 곳에 숨어 있었던 '그림’을 발견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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