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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민 Jun 11. 2018

QLED, TV 광고에 많이 나온 그거!

물리 덕후의 과학-기술 소개

QLED TV, 우리집도 그거 써~


근데 도대체 그게 뭐냐고 물어보면 뭔질 모르겠으니. 사실 요즘 기술이 많이 어렵습니다. 너무 세분화되고 전문화되어서 말이죠. 하지만 원리와 연구 배경을 알게 된다면 기술의 편리함을 더욱 즐길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이런 글을 쓰는 건지도?!(부지런히 쓸 수 있었으면!!) 이번에 소개할 주제는 QLED입니다.


1. What is QLED?

QLED는 Quantum-dot Light Emitting Diode의 약자입니다. 즉 QLED는, 양자점을 LED로 사용하는 반도체 소자를 말합니다. 음. 잠깐, Quantum..? 그렇습니다. 그 양자역학의 Quantum이죠, 양자역학이 영어로 Quantum mechanics니까요. 이름을 보아하건데 녀석은 양자역학과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반전 아닌 반전 중 하나는 LED 역시 양자역학과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껏 양자역학을 소개한 것은 이 글을 위한 큰 그림이었습니다.


그래서 LED부터 소개를 해봅시다. LED는 반도체 소자입니다. 근데 반도체 역시 물리학적으로 설명하자면 꽤 복잡합니다. 그러니까 일단 몇몇 부분은 그냥 넘어가주시길...


이 글의 마지막 부분을 참고하면 좋습니다:

LED를 구성하는 원자 안의 전자는 특정 에너지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를 에너지 레벨이라고 합니다. 전자는 마치 계단처럼 에너지 레벨을 위 아래로 오르내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때 계단의 높이(에너지 차이)만큼 표를 지불하거나 받게 됩니다. 계단 위로 올라가려면 그만큼의 에너지를 갖는 빛을 흡수해야하고, 내려가려면 빛을 방출해야합니다. 뭔가 우리 인생사가 떠오르죠. 한자리(?)하려면 그만큼 돈과 시간을 써야만 하니까..

또 보네, 에너지 레벨 그림

LED는 높은 에너지에서 낮은 에너지로 내려오는 전자가 방출하는 빛을 이용합니다. 전자는 딱 에너지 차이만큼의 에너지를 갖는 빛을 방출합니다. 그런데 빛이 갖는 에너지는 빛의 색을 결정합니다. 에너지가 높은 빛은 파란색, 낮은 빛은 빨간색 이런식으로요. 그러니까 전자가 낮은 계단을 내려와서, 낮은 에너지차를 가지면 빛은 빨간색이 되고 높은 계단이면 빛이 파란색이 됩니다. LED는 이런식으로 계단의 높이를 이용해서 빛을 방출합니다.


2. 사이즈를 조절하는 발광소자, Quantum dot

그렇다면, 이 계단의 높이를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까요? 이 문제를 쥐고 있는 것이 바로 Quantum dot, 양자점입니다. 양자점 역시 반도체인데, 원자들이 뭉쳐서 굉장히 작은 이글루를 형성한 것처럼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이 이글루는 양자역학의 키, 슈뢰딩거의 방정식의 어떤 특수 조건을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 조건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할 수 없지만, 결론은 단순하게 떨어집니다. 이 이글루의 크기를 조절하면 계단의 높이가 달라집니다. 즉 빛의 색이 달라집니다. 양자점이 작아지면 작아질 수록, 계단은 높고 빛은 파란색이 됩니다. 양자점이 크면 클수록, 계단은 낮고 빛은 붉은색이 됩니다.

퀀텀닷(양자점), 사이즈를 조절해서 빛의 색을 바꾼다(출처: 삼성 디스플레이)


QLED는 양자점을 LED로 사용하는 반도체 소자입니다. 양자점의 단위별로 사이즈를 달리해서 빛의 색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는 OLED(이후에 포스팅 예정)에는 없는 장점입니다. OLED는 빛의 색을 바꾸기 위해서 사이즈 뿐만 아니라 아예 다른 종류의 물질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시장에서 QLED와 OLED의 경쟁...뭐 이런 걸 보신적이 있으시다면 그게 바로 이 내용이랄까요?


3.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QLED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QLED만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디스플레이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습니다. 그럼 시중에 있는 QLED는 뭐냐구요? 사실 그건 LCD TV입니다.


여기서 잠깐, LCD TV에 대해서 짚고 넘어갑시다. LCD TV는 편광판과 백라이트(광원)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광원에서 편광판으로 빛을 보내면, 편광판을 이용해서 켜짐/꺼짐을 구분하는 식입니다. 켜지면 편광판은 빛을 통과시키지만, 꺼진 상태면 빛이 통과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LCD TV에서 검은색은 빛은 켜져있지만 통과를 못하는 상태일 뿐인 겁니다. 이러한 이유로 검은색 재현율이 좋지 못하다고 하네요.


양자점(QD)를 LCD와 같이 사용하는 경우는 크게 두가지로 분류됩니다.

1)양자점을 광원으로서 사용하고 온오프를 편광판으로 조절하는 경우

2)양자점을 편광판으로 위로 두고, 색필터로 사용해서 색을 생생하게 만들어주는 역할


이와 달리 이상적인 QLED TV라면, 단순히 검은색을 표현하기 위해 소자를 끄면 되니까 색재현율이 비교적 높습니다. 게다가 편광판이 필요가 없습니다. QLED 하나하나가 반도체 소자이기 때문에, 신호를 받으면 QLED 하나하나가 디지털로 켜짐/꺼짐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자체발광소자입니다. 편광판이 없기 때문에 매우 얇은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도 유리합니다.  

재료가 다양하게 들지도 않습니다다. 그냥 소자의 크기만 달리해서 만들면, 다양한 빛을 선물해주기 때문입니다. 여러 장점이 있기 때문에 기대되는 기술임에는 분명하나, QLED 자체발광 디스플레이 기술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인해 상용화 되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 스크롤을 내려주시다니...감사합니다.


 양자역학에 대해서 무려 두 글을 썼고, 하나의 응용에 대해서 겨우 소개 끝!

기술에 별 관심 없으신 분이라면 여기까지 읽는게 힘드셨을테니 더더욱 감사할 따름입니다...아무튼 QLED라는 아주 흥미로운 예시를 통해 과학기술이 얼마나 우리 가까이에 있는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일상에서 조만간 진짜 QLED TV를 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양자역학을 비롯한 기초 과학이 기술에 사용되는 예는 무궁무진합니다. 다 지금 다 상세히 소개하지 못해서 분할 정도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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