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큰 아이 경우 좋은 기회지만, 둘째 아이에게는 힘들 일본의 여름(한국의 여름에 비해 고온 다습; 아토피 피부에 악조건)
3가지 이유로 가고 싶었고, 3가지 이유로 가기를 주저했다.
일단은 내가 짧은 시간에 마스터한 일본어 수준이란 게 히라가나, 가타카나를 읽어내는 정도였다.
만약 일본에 간다면 현재 유튜브와 스마트기기를 중독 수준으로 사용하는 둘째를 위해 스마트기기는 사용치 않기로(구글 검색 없이, 현지에서 데이터 로밍 없이 다니기) 남편과 논의 끝에 결정한 사항이었다.
간다면 무엇이든 현재 생활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가 주된 목표였다.
과연 일본어가 안 되는 내가 미취학 아이 둘을 데리고 무사히 다닐 수 있을까? 이것이 가장 큰 걱정이었다.
남편은 현지에서 일본의 현(県)으로 출장을 다녀야 하는 스케줄을 소화해야 했기에, 아이 둘과 일과를 보내는 것은 전적으로 나의 몫이었다.
첫째에게 물어보았다. <일본에 가서 살아볼래?> 냉큼 가고 싶다고 대답하는 첫째. (같은 반 어린이집 내 다문화가정이 있었고, 또는 해외파견근무 중인 아빠를 만나러 방학기간을 이용해 중국, 베트남 등을 다녀온 친구들이 있었다. 그 에피소드를 들었던 첫째에게는 선망의 마음이 생긴 듯했다)
아토피로 고생 중인 둘째의 생활은 사실 엉망이었다. 밤늦게 까지 잠을 자지 않고 버티며 놀았고, 눈뜨면 스마트 기기를 붙들고 시간을 보내는 일과가 이어졌다. 4년 반이란 기간 동안 아토피와 사투를 벌이느라 이제는 아이가 긁지만 않는다면 무엇이든 손에 쥐어주었고, 정작 나는 모든 것에서 손을 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