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60대 초반의 후배를 만났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만나면 허물없이 일상을 나누는 사이였다. 후배는 이제 60대 초반이고, 60대 중반인 남편은 다니던 회사에서 정년퇴직하고 집에 있다고 했다.
남편이 직장에 다닐 때는 함께할 시간이 부족해 서운했는데, 막상 지금은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많아 불편하다고 한다. 하루 세끼를 챙기다 보면 하루가 다 가는데, 그렇다고 해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 뿌듯한 기분이 드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남편이 집에만 있으라고 강요하는 것도 아니지만, 막상 나가려고 해도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젊었을 때는 만나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언제 이렇게 사라졌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운동을 한다고 해도 하루 종일 하는 것도 아니고, 결국 하루 대부분을 밥을 챙기는 일로 보내고 있는 셈이었다.
후배의 이런 넋두리를 듣고 나는 "책을 읽어보는 건 어때?"라고 권했다. 그러나 후배는 망설임도 없이 "이제 와서 책을 읽어서 뭐 하겠어?"라고 답했다. 나는 순간 실망감에 힘이 빠졌다.
속으로 '이런 생각을 가진 후배에게 내가 다른 이야기를 한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혹시라도 나중에라도 생각해 볼 기회가 될까 싶어 다시 말을 이었다.
"지금 100세 시대야. 앞으로 30년 넘게 살 수도 있는데, 그 긴 세월을 아무것도 안 하고 보낼 수 있을까?"
후배는 "그렇다고 이제 와서 내가 뭘 할 수 있겠어?"라며 반문했다.
나는 다시 말했다. "책을 읽어보라고 했잖아?"
그러자 후배는 "아니, 이제 와서 책을 읽는다고 뭐가 달라지겠어?"라며 또 반박했다.
나는 차분히 설명했다. "지금 무료하다며? 할 게 없다며? 그러니까 도서관에 가서 흥미로운 제목의 책을 한 번 빌려서 읽어봐. 책이 무료하지 않게 사는 방법을 알려줄 거야. 지금 너한테 그 방법을 안내해 주는 사람이 없지만, 책에서는 그 방법을 알려준다고."
30년이라는 세월은 결코 짧지 않다. 그런데도 여전히 평균수명 60세 때의 사고방식으로 살려고 하는 후배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후배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았다.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 발걸음이 무거웠다. 이제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나는 게 점점 어려워지는 듯하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 점점 유쾌하지 않게 느껴진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만나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치일지도 모른다.
이웃님들, 우리는 앞으로 100살까지 살 수 있습니다. 물론 그전에 세상을 떠날 수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그만큼 살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한 준비입니다.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이 시간이 축복이 될 수도 있고, 재앙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모두 지속적으로 배우고 성장하며, 남은 시간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 갑시다.
CANI!
지속적이고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