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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광장 Dec 23. 2023

나도 이제 좀 철이 든 것 같다

며칠 전에 전 직장 동료를 만났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처음에는 궁금했던 동료들의 근황을 알게 되어 흥미로웠다. 시간이 감에 따라 다른 동료들의 단점만을 들쳐 내고 있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들의 단점을 듣는 것이 재미있었다. 들으면서 맞장구도 치고, 내가 경험했던 얘기도 덧붙이며 그야말로 뒷담화로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요즘은 다른 사람들의 단점을 듣는 것이 그리 달갑지 않다. 그리고 나와 관계도 없는 사람들의 얘기의 경우는 더욱 따분하다. 그런데 동료는 신이 났다. 그러다가 자신이 낸 성과에 대해 한동안 이야기를 쏟아낸다. 다른 사람들의 얘기는 거의 단점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얘기는 잘한 것만 늘어놓는다. 내가 보기에는 그리 잘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데.  

   

건강하게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가치와 능력에 자신이 있기에 굳이 자신을 내세우려고 하지 않는다. 반면 건강한 자기애가 부족한 사람은 자신의 가치와 능력에 자신이 없기에 제3자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 보이려고 애쓴다.    

 

자신의 능력을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 주면 좋기야 하다. 그렇지만 상대방의 인정 여부에 너무 신경을 쓰다 보면 주체적인 삶을 살기 어렵다.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나도 처음 강사 활동을 시작했을 때는 교육생들 앞에 나서는 것이 항상 불안했다. 아는 것이 부족했기에 모르는 질문이 나오면 어쩌나? 강의가 형편없다고 항의하면 어쩌나? 만족도 평가가 낮게 나오면 어쩌나? 별별 걱정으로 불안했다. 이러한 불안을 없애는 방법은 나의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아무리 강의를 잘 하는 강사라고 떠들고 다녀봐야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강사 생활 10년이 지난 지금은 불안하지 않다. 불안하지 않은 이유는 실력이 어느 정도 쌓였기 때문이다. 나의 실력을 굳이 내세우려고 하지도 않는다. 내가 만족할 수 있는 강의를 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강사 중에도 자신은 최고의 강사라는 것을 증명하려는 사람이 있다. 홍보 효과가 좋아 더 많은 강의를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건강한 자기애가 부족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제는 다른 사람들의 단점을 얘기하는 사람보다는 장점을 얘기해 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단점을 들으면서 신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장점을 들어야 배울 점도 있고 신난다. 나도 이제 좀 철이 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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