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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광장 Dec 26. 2023

내 얼굴이 마음에 든다.

젊었을 때는 "마흔이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라는 링컨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마흔이 넘으면서 거울에 비친 나의 얼굴을 보면서 '이 얼굴은 내가 바라는 얼굴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 이후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이 정도의 얼굴이면 잘 살아왔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세상에서 말하는 예쁜 얼굴 기준에 걸맞은 얼굴로 만들었다는 것이 아니다.   

  

세상의 기준이 아닌 내 기준에 맞는 지적이고 우아한 얼굴을 만드는 것이 내가 지향하는 얼굴 표정이다. 아직 더 만들어야 한다. 신미경 작가가 쓴 『마흔부터 지적이고 우아하게』를 읽게 된 계기도 나도 이런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다. 나는 '육십부터 지적이고 우아하게' 살고 싶은 생각이다. 

    

나는 육십 살 전까지는 일과 돈을 위해 뛰어야 했고, 노후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준비도 해야 해서 지적이고 우아하게 살기가 좀 어려웠다. 이것도 하나의 핑계이긴 하다. 이제 육십 살이 넘다 보니 지적이고 우아하게 살 수 있는 조건이다. 많은 욕심을 내려놓았다. 내가 하고 싶은 것, 그동안 할 수 없었던 것들이 어느 정도 갖추어졌다. 

    

신미경 작가는 “현재의 감정적 안정감은 과거의 내가 준 선물이다. 서른 내내 차지한 걱정은 경제적 기반 없이 나이 든다는 두려움이었고 미니멀라이프는 내게 확실한 설루션이었다. 그때의 실천으로 나는 나를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습관을 바꾸자 생각이 바뀌었고.”라고 했다.  

   

"현재의 감정적 안정감은 과거의 내가 준 선물이다"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지금 내가 앞으로는 지적이고 우아하게 살 수 있겠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과거의 내가 준 선물이다. 즉 그때 할 수 있었던 것, 해야 했던 것들을 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안정감이다.    

 

이 나이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이 나이가 되니 만나야 할 친구, 친지, 지인 등이 그리 많지 않다. 혼자의 시간이 많다. 이 많은 시간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어야 외롭지 않다. 각자 좋아하는 것, 할 수 있는 것은 다양하다.  

   

나이 들어서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려면 피곤하다.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꾸준히 조금씩 늘려가다 보면 습관이 형성된다. 습관이 형성되면 생각하지 않아도 몸이 먼저 움직인다. 하기 싫다거나 힘들다는 생각 없이 행동으로 이어진다. 지적이고 우아하게 늙고 싶다면 좋은 습관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이제 8월 한 달은 방학이라 강의가 거의 없다. 강의 말고 할 일이 없다면 이 무더위에 하루가 지루할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요즘 배우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하루가 너무 짧다. 노후가 길어졌다. 노후에 할 일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길어진 노후가 참으로 따분할 것이다.

     

젊었을 때는 무엇을 하든 결과 중심적이었다. 이제 나이 들어서는 성공이나 명예 같은 것을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삶을 산다. 내가 해왔던 것을 시대에 맞게 접근하면서 변형해 보고 싶다. 과거에 매어 우울하게 살 필요가 없다. 미래를 생각하며 불안하게 살 필요도 없다. 지금을 살면 된다. 지금 해야 할 것을 하면 미래는 보장된다. 지금을 살면 지적이고 우아하게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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