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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광장 Dec 31. 2023

빗속에서도 리름을 타보자

비비안 그린은 "인생이란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도 춤을 추는 것이다"라고 했다. 참으로 멋진 말이다. 빗속에서도 춤을 춘다는 것은 외부 환경에 좌지우지 하지 않고 나답게 이 순간을 즐기며 살겠다는 것이다. 비가 안 오는 날에도 춤을 추고, 비가 오는 날에도 춤을 추며 살겠다는 것은 매일 춤추며 살겠다는 것이다. 

    

어느 날 한 친구가 이 문구를 단톡방에 올렸다. 그랬더니 한 친구가 "아니 비가 오는데 왜 비를 맞으며 춤을 춰"라고 했다. 가치관이 다르니 어떤 친구가 옳다 그르다고 할 수는 없다. 한 친구는 고난과 어려움이 있어도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며 살겠다는 것이다. 한 친구는 고난과 어려움이 있을 때는 잠시 쉬었다 가겠다는 얘기일까? 아니면 고난과 어려움은 피해 가며 살겠다는 얘기일까?   

  

어떤 인생이든 고난과 어려움이 없는 인생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고난과 어려움이 피하거나 기다린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거의 없다. 고난과 어려움 속에서 이를 즐기며 이겨내며 사는 것이다. 인생은 리듬을 잘 타야 즐겁게 살 수 있는 것 같다. 해가 뜨면 해가 떠서 좋고, 흐리면 흐린 대로 좋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좋고, 눈이 오면 눈이 오는 대로 좋다.   

  

날씨를 탓하며 살다 보면 하루하루가 피곤하다. 인생도 좋을 때, 어려울 때, 힘들 때, 괴로울 때가 있다. 우울한 사람은 리듬을 타지 못한다. 매일 그날이 그날이다. 죄책감에 사로잡혀 사는 사람도 리듬을 타지 못한다. 중년들 중에는 우울하거나 죄책감에 사로잡혀 사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인생 절반을 살았는데 해놓은 것은 없고, 자식들에게 해준 것이 없는 것 같아서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중년이면 이제 인생 절반 살았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자식들 교육시켰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왜 그리 많은 것을 해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야 알겠다. 그런데 왜 죄책감까지 느끼면서 자신들의 인생을 살지 못하는지? 아마도 자식들은 부모들이 죄책감에 시달리는 것보다는 떳떳하게 자신들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더 뿌듯하게 생각할 것이다.    

 

자녀들은 부모들이 우울해하는 모습보다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더 존중한다. 더 많이 못 해줘서 미안해하는 모습보다 멋지게 자신들의 일을 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노후를 책임지지 않아도 되니까.     

나는 젊었을 때 소설 같은 인생을 살아야 인생의 맛을 느끼며 살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 그런데 중년이 되면서 그런 얘기를 한 것을 후회했다. 말이 소설 같은 인생이지 현실은 냉혹했다. 말이 씨가 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면서 이제는 절대로 소설 같은 인생 안 살겠다고 다짐했다.


소설 같은 인생은 빗속에서도 춤을 추며 사는 인생이다. 빗속에서 춤을 춰본 사람만이 그 참맛을 안다. 빗속에서 춤을 췄기에 비가 갠 후 춤을 더 잘 출 수 있다. 이제는 소설 같은 인생을 살고 싶지는 않지만 젊었을 때 소설 같은 인생을 살아온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리듬을 타며 사는 인생이 즐겁다. 항상 같은 리듬 속에서 사는 것은 밋밋하고 재미없다. 재미없는 인생은 지루하다. 100세 인생 재미없고 지루하다면 얼마나 따분하겠는가? 빗속에서도 춤을 추며 리듬을 타며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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