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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광장 Jan 08. 2024

어제는 저녁 8시부터 잠이 쏟아졌다.


어제는 저녁 8시부터 잠이 쏟아졌다. 잠이 올 때 안 자면 잠들기가 어렵다. 특별히 할 일도 없어서 그냥 잤다. 12시에 잠이 깼다. 다시 잠을 청하려했지만 새벽 2시가 될 때까지 잠이 들지 않는다. 너무 괴로워 일어나서 뉴스도 보다가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다. 쓰다가 다시 졸음이 오면 자려한다. 낮잠을 잔 탓일 수도 있다. 잠을 잘 자야 하루가 개운한데.     


어쩔 수 없다. 잠이 오면 자고 안 오면 일어나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좋겠다. 억지로 자려고 누워 있으면 더 괴롭다. 나이를 먹으니 신체 리듬도 많이 변한다. 늙으면 잠이 없어진다는 말이 이제 실감이 난다. 이런 변화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적응해야 한다. 슬퍼할 이유도 거부할 필요도 없다. 건강을 해칠 정도가 아니라면 변화와 함께 살아가는 거다. 

    

젊었을 때는 항상 잠이 모자랐다. 누웠다 하면 10시간 12시간씩 잘 수도 있었다. 지금은 그렇게 자라고 해도 잘 수가 없다. 그래서 이 나이에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야 한다. 어찌 보면 나이 들어서 더 많은 일을 할 수도 있겠다. 건강만 따라준다면. 젊었을 때는 잠도 많이 자야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 시간이 부족했다. 그런데 나이 드니 잠도 많이 잘 수 없고, 하고 싶은 것도 그리 많지 않다.   

  

생활이 단순화되어버렸다. 젊었을 때만큼 근심, 걱정도 그리 많지 않다. 주변 정리가 어느 정도 되고 나니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온 정신을 쏟을 수 있다. 이제는 내 건강에 신경 쓰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며 살면 된다. 여기까지 오는데 많은 역경과 인내가 필요했다. 그 시간들을 잘 버텨줬기에 지금의 이런 호강을 누리는 것이다.  

   

어느 누가 이 나이가 될 때까지 꽃길만 걸어왔겠는가? 이 나이가 되면 누구나 소설 몇 권 쓸 정도의 삶을 살아왔을 것이다. 과거는 이미 과거다. 그 과거를 곱씹으며 즐거워하거나 슬퍼하거나 화를 내봐야 바뀔 것은 없다. 가끔 떠오르는 추억이 있으면 잠시 갔다가 오면 된다. 과거를 곱씹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시간과 에너지 낭비다.   

  

나이가 들수록 생각이나 생활 모든 것을 단순화 시키는 것이 최고다. 복잡하게 생각해 봐야 나도 힘들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피곤하다. 주위 사람들도 어느 정도 정리가 필요하다. 내가 보살펴야 할 사람도 이제 거의 없다. 내가 걱정한다고 해서 변화할 사람도 없다. 생각해 주는 것이 오히려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그들과 함께 부대끼며 잘 살아왔다. 그것으로 됐다. 이제 모두가 성인이다. 성인이 되면 그 누가 되었든 각자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나이 들어서 주위에 있어야 할 사람은 옆지기와 친구다. 옆지기도 자신의 일을 하며 함께 사는 동업자이며 감사한 존재일 뿐이다. 

    

젊었을 때나 지금이나 친구는 중요하다. 슬플 때나 즐거울 때나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친구이다. 옆지기와 여행을 가면 항상 싸우지만 친구들과 함께 가면 즐겁다. 친구라는 존재는 늙어갈수록 소중하다.     

친구들도 점점 줄어든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해진 탓일까. 아니면 고집이 세진 탓인지 융합이 어렵다. 어쩌다 만나는 친구들은 이야기 주제가 다르기에 분위기가 어색하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세월이 우리를 변하게 만든 것이다. 

    

지금까지 만나왔으니 분위기가 어색해도 만나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 지금까지의 만남에 감사하며 또 만날 수 있으면 만나는 것이고, 아니면 끝나도 좋다. 자신의 감정을 속이면서까지 만남을 지속하는 것은 시간과 감정 낭비다. 새로운 만남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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