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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광장 Jan 11. 2024

     환경에 적응하며 살 수밖에

우리는 환경에 적응하며 사는 사회적 동물이다. 그래서 주위 환경이 중요하다. 내가 하루 종일 어떤 환경에서 지내고 있느냐에 따라 나의 하루가 달라지고 삶이 달라진다.    

 

나는 유학을 가기 전까지 나의 책상이 없었다. 유학을 갔을 때도 책상을 마련할 처지가 아니었다. 마침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는 친구가 자신이 쓰던 책상을 주겠다고 했다. 친구가 쓰던 책상을 내 방으로 가져왔을 때 그 기분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 책상이 생긴 것이다. 학생이 된 느낌이었다. 책상이 생겼으니 공부를 엄청 할 것 같은 기분으로 들떴었다.   

  

책상이 생긴 이후 나는 책상에 앉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지금도 집에 있을 때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에서 보낸다. 그러다 보니 항상 공부하는 학생이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집안이 널브러져 있으면 마음도 깔끔하지 않다. 그래서 청소는 중요하다. 나는 청소를 매일 깔끔하게 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물건이 널브러져 있는 것은 못 보는 편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침구 정리를 한다. 밥을 먹고 나면 설거지는 그때그때 한다. 몸이 아프고, 바쁜 일이 있어도 될 수 있으면 하는 편이다.  

   

화장실 청소도 매일 하는 편은 아니지만 더럽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내버려 두지 않는다. 주변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있어야 하루가 개운하다. 누군가의 집에 갔을 때 설거지가 쌓여있고, 침구가 정리되어 있지 않고, 화장실이 깨끗하지 않을 때 집주인을 다시 보게 된다.

     

인간관계도 중요한 환경 요인이다. 내 주위에 어떤 사람들이 있느냐에 따라 내 인생이 달라진다.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은 친구와 가족이다. 젊었을 때는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많은 친구들이 나의 인생에 도움이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대부분의 시간을 친구들과 어울리며 즐겁게 보냈다. 그 시간을 좀 줄이고 책과 많은 시간을 보냈었다면 나의 인생이 조금은 달라져 있을 것이다.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좋은 추억들을 많이 남겼으니 그것으로 만족이다. 나이 들다 보니 지금은 친구라는 단어를 사용할 만한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 그래도 허전하거나 외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루의 일과가 꽉 차 있기에 외롭다는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 하루 일과라고 해야 운동, 책 읽기, 글쓰기, 강의가 전부이다. 그래도 즐겁고 행복하다. 몇 안 되는 친구들은 죽을 때까지 소중하게 여기며 함께 할 생각이다.     


친구만큼이나 소중한 관계가 가족이다. 친구와 마찬가지로 젊었을 때는 가족이 전부였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못 할 것이 없을 정도로 소중했다. 나이 들면서 가족도 각자의 또 다른 가족이 생기다 보니 어느 정도 거리감이 생겼다. 다행이다. 젊었을 때처럼 가족이 전부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면 내 인생을 제대로 살 수 없다.     

이제는 가족을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거의 안 하고 산다. 특별한 행사가 있지 않는 한은. 가족들로부터 나쁜 소식이 들려오지 않으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감사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젊었을 때는 내 주변 환경이 아주 복잡했다. 환경만큼이나 번잡하고 힘들었다. 지금의 환경은 단순하고, 정리 정돈이 잘 되어 있다. 즉 생활이 단조로워 잡생각이 거의 없다. 온전히 나의 하루를 살고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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