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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희자 Jan 29. 2024

   미리 노인으로 사는 사람


"60살이 넘은 이 나이에 뭐를 다시 시작해?"

며칠 전에 만난 친구의 얘기다. 자주 만나는 친구이다. 이 친구가 항상 하는 얘기다. 친구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내가 뭔가 시작하라고 하면 어떤 대답을 하리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런데도 만날 때마다 똑같은 얘기를 하고 똑같은 답을 듣고 있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지 알기에 짜증은 내지 않는다. 이제 60살인데 앞으로 40년을 아무것도 안 하면서 살 거야? 라는 질문에는 얼버무린다.     

좋아하는 친구이기에 나로서는 친구가 뭔가 하면서 활기차게 살기를 원하는 마음이다. 그래서 만날 때마다 똑같은 얘기를 되풀이하고 있다.

      

우리 부모님 세대에는 환갑 살고 돌아가시면 많이 사셨다고 했다. 우리 부모님도 환갑 전에 모두 돌아가셨다. 그런데 지금은 80대에 돌아가시면 너무 일찍 돌아가셨다고 안타까워한다.     

100세 시대라고는 해도 80대에 돌아가시는 분들도 많다. 대충 80살까지 산다고 해도 이제 60살이면 앞으로 20년은 더 산다고 봐야 한다. 20년이라는 세월은 길다면 긴 세월이다. 20년이면 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 긴 시간을 아무것도 안 하면서 지낸다는 것은 참으로 아깝다.   

  

60살이면 지금까지 이루어놓은 것도 꽤 있을 것이다. 그 이루어놓은 것 중에는 아직 열매를 맺지 못한 것도 많을 것이다. 조금만 노력하고 심혈을 기울이면 성과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누구나 60년을 그냥 허송세월로 보낸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주위를 둘러보면 분명히 지금까지 해놓은 것들이 보일 것이다. 그중에서 더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이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너무 바쁘게 살아왔기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 차분히 생각해 보면 보인다. 찾을 수 있다. 이런 얘기를 하면 돈이 없다. 시간이 없다고 한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서 시간이 없다고 한다. 돈이 없으면 돈이 안 들어가면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으면 된다. 찾아도 없다고 한다. 찾기보다는 핑곗거리만을 찾고 있는데 보이겠는가?     

그러고 지난 과거에 대한 후회만을 늘어놓고 있다. 대학교 학과를 잘못 선택했다. 학교 다닐 때 공부를 더 잘해야 했었다. 그 직장에 다니지 말았어야 했다는 등. 아마 이 친구는 지난 과거를 후회하고 있듯 20년 후에 분명히 오늘을 후회할 것이다. ‘그때 그 일을 해야 했어’라고 말이다. 

    

과거에 잘못 산 그것에 후회한다면 미래의 내가 지금의 모습을 떠올리며 후회하지 않도록 살아야 하지 않을까? 현재를 산다는 것은 미래를 함께 사는 것이다. 오늘이 미래가 될 테니까.     

100세 시대에 60대는 노인으로 사는 사람과 중년으로 사는 사람이 있다. 노인으로 살 것인지 중년으로 살 것인지는 각자 선택이다. 내 주위에도 노인으로 사는 60대가 많다. 미리 노인으로 살지 않아도 우리는 머지않아 노인으로 살아야 한다. 나는 내 친구들이 언제까지나 청춘으로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몸도 마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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