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운동과 글쓰기
내가 가장 자신 없었던 두 영역.
운동과 글쓰기.
운동은,
내가 내 몸을 어설프게 움직인다는 것을
알았을 때부터였다.
이런 모습을 내가 감각하는 것도,
남들이 보는 것도 불편했다.
글쓰기는 조금 달랐다.
내 생각과 감정을 어디까지 드러내야
'사회적으로 괜찮은 수준'인 건지 알 수가 없어서
글을 쓸 수가 없었다.
내 생각과 감정이 이상한 것은 아닌지 검열하는 과정이
언제나 글쓰기 앞에서 나를 움츠리게 했다.
그 두려움은
학창 시절을 거쳐 대학 시절,
그리고 20대와 30대 내내 나와 함께 있었다.
나는 몸을 움직이는 것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고,
책은 좋아했지만, 글은 절대 쓰지 않는 사람이었다.
읽기와 쓰기는 내 안에서 분리된 세계였다.
그런 내가 운동을 시작했다.
엄마가 투병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몸을 돌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운동이라는 게 단순한 체력 단련을 넘어
삶을 지탱하는 방식일 수 있다는 걸 깊이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다짐했다.
언제까지 겨우 버텨내는 방식으로는 살 수 없었다.
이제는 나의 몸을, 진짜 내 편으로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운동은 나에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어릴 적부터 체육 시간은 늘 불편했고,
어설픈 움직임은 나를 더 피곤하게 했다.
게다가 이건 스스로 꾸준히 해낼 자신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나도 모르게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그곳에서
인생에서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위로를 받았고,
과거의 상처들을 천천히 회복해 갔고
미래를 다시 바라볼 힘을 얻었다.
글쓰기도 비슷했다.
사실은, 나는 글을 잘 쓰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문예창작을 기웃거려보기도 했고,
글쓰기 과제에 '책을 낸 적 있느냐'는 교수님의 피드백에
그 어떤 합격 소식보다 더 기뻤다.
하지만 그때 나는 정말
내가 글을 쓰는 사람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 지금,
나는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다.
매일 써보니 알겠다.
매일 쓰는 일은,
글을 '잘 쓰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자기 확신을 준다.
글을 쓰는 그 시간 동안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문장이 아니라
나에게 정직해지기 위한 문장을 쓸 때,
나는 처음으로 내 마음에 검열을 거두었다.
전에는 몰랐다.
글을 쓰는 일이,
이렇게 가슴이 시원해지는 일일 줄은.
이제는 내가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생각해 보니, 참 우습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그렇게도 요리조리 피해왔던 것들이,
결국 나를 가장 자유롭게 해 주었다.
늘 피하며 살아왔던 것들을 마주하고,
용기 내어 하나씩 해내면서 나는 조금씩 자유로워졌다.
그 과정은 생각보다 힘들지도 않았다.
방법은 언제나 있었고,
어느 순간이 되면 자연스럽게 때가 왔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이렇게나 좋은 일이라는 걸'
나는 이제야 알게 되었다.
아마도
무작정 운동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용기내어 글쓰기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그건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