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랏의 깃털 구름을 당신께

by Jean


여기는 달랏. 해발 1500미터의

이 아름다운 고산도시에서 나는 매일

동틀 무렵의 구름을 오래도록 관찰합니다.

마치 ‘구름감상협회'*의 열혈 회원처럼 말이죠.


이곳에선 알람 대신 커튼을 열어둔 채 잠들어요.

희붐한 새벽빛에 눈이 저절로 떠지면

잠이 덜 깬 채 발코니로 나가 앉아

그날의 구름을 바라봅니다.


오늘은 세상에 태어나 처음 보는

구름을 발견했어요.

너무 신기해 눈에 붙어있던 잠이

순식간에 달아나 버렸습니다.

어마어마하게 큰 새가 날아오르다 깃털 하나를

떨어뜨리고 간 것 같았어요.

깃털 구름이 나타났다고, 다들 일어나 좀 보라고

소리쳐 동네 사람들을 깨우고 싶었어요.


혼자 보기엔 너무 아까운 구름은

고원의 바람을 타고 조금씩 움직였습니다.

구름 반대편에서 떠오른 해는

깃털의 아래쪽 깃가지부터

서서히 깃털 전체를 오렌지빛으로 물들였어요.

조금 더 시간이 흐르고

부드러운 바람과 태양의 따뜻한 열기가

깃 사이사이로 스며들자

깃털은 천천히 연기처럼 퍼지더니

하늘 저편으로 사라졌습니다.


구름을 지켜보는 동안 나는

어젯밤 당신의 문자를 생각했어요.

치료를 위해 당분간 입원하게 됐다고,

소설 같은 일이 일어나더라고

덤덤하게 상황을 받아들인 씩씩한 사람.

구름이 사라질 때까지 나는 기도했어요.

이 아침, 당신의 마음이 저 깃털 구름처럼

가벼워지기를요.


<포레스트 검프>의 마지막 장면을 기억해요.

우여곡절의 인생을 달려온 검프가

벤치에 앉아 있습니다.

어디선가 깃털 하나가 날아와

포레스트의 낡은 운동화 위에 내려앉습니다.

그리고 아주 잠시 머물다 허공으로 날아올라요.

나는 그 깃털이

포레스트의 수호새의 깃털이라고

생각하고 싶었습니다. 저 하늘 위에서

포레스트의 인생을 지켜봐 주던 수호새가

이제는 안심하고 떠나가려고 날갯짓할 때

떨어뜨렸다고 말이지요.


깃털 구름이 오늘 내게 왔던 것도 그런 걸까요?

나를, 당신을, 우리를 지켜주는 수호새가 있다는 걸

잊지 말라고 당부하려고요.


해는 점점 더 높이 떠오르고

동쪽을 향해 있는 집들을 비추는 햇살도

점점 더 넓게 퍼져갑니다.

집집마다 지붕 위에 설치한

작은 물탱크들이 햇빛을 반사해

눈이 부십니다.

그렇게 달랏의 아침은 당도했습니다.


나는 여기에서

당신은 거기에서

우리 모두 굿모닝!



*<구름관찰자를 위한 가이드>의 저자 개빈 프레터피니가 만든 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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