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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메달 Feb 09. 2020

누룽지에서 과일까지

구시렁구시렁

누룽지를 끓여서 줬더니, 어... 누룽지가 왜 인스턴트 같지? 이러더라고. 그래 이 넘아. 그거 마트에서 사 온 거요. 간식으로 먹으려고 사 온 것이지만 덜 먹어서 끓였더니... 바로 정색을 하고 저런다. 우리 집 누룽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집에서 만들어야 한다. 흐미.

과일도, 특히 딸기나 포도는 끝이 조금만 물러도 안 먹는다. 이렇다 저렇다 말도 없이 아예 손이 안 간다. 물론 나도 안 먹는다. 남편도 안 먹는다. 그러면 주스 갈아먹는 수밖에. 그것도 별로 안 좋아해. 과일을 왜 일부러 갈아서 먹냐는 생각들이라 싱싱한 거 사 와서, 그 자리에서 먹고 끝내야 한다. 사과나 배 같은 단단한 것을 제외하고는 뭐 보관한 것, 거의 안 먹으니 오호통재다.

무릇 습관인 것 같다. 아이 가졌을 때부터 없으면 안 먹고 말지. 과일이든 뭐든 흠집 난 거 잘 안 먹었다. 지금도 그렇다. 뭐든 바로 한 것, 싱싱한 것, 아니면 안 먹는다. 없으면 안 먹고 먹으려면 제대로 된 것으로, ㅋㅋㅋ 쪄는 가오다. 우짜겠노. ㅋㅋ

어제 후배 녀석이 전화 와서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00야 내가 싹싹하게 전화 못 받아서 미안해, 했더니. 어... 말을 들어주는 것, 대답해 주는 것, 그게 최고의 싹싹함인 거 알아. 맘에 안 들면 말을 아예 안 하잖아. 그거 알아. 세월이 몇 년인데. 그래도 내가 전화하면 내 말 들어주잖아, 하더라고. ㅋㅋㅋ

누룽지와 과일 생각하다가 어제 그 전화 내용이 생각난 주말 아침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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