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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메달 Jul 07. 2020

포도와 감자

내 고등학교 때 친구네 시골집을 갔는데요, 나는 거기서 감자가 땅에서 캔다는 걸 처음 알았음ㅋㅋ

암튼... 친구네 엄마가 바리바리 먹을 걸 챙겨주셨는데요, 둘이서 같이 대구 내려오는데 그녀의 엄마가,

"향숙아, 너만 믿는데. 그거 버리지 말거래이. 쟈는 가다가 무겁다고 버리고 집에 갈 아, 다."

감자며 사과며 포도며 등등 바리바리 챙겨주었는데, 절대 버리지 않는다고 제가 다짐 다짐을 하고 안심을 시켜드렸지요. 먹는 걸 우째 버리냐고, 절대 그런 일 없다고. 친구는 옆에서 무겁다고 툴툴...ㅋㅋ

김천역에서 대구로 오는 기차 안에서 그 짐을 나누어 들고 오는데, 문제는 포도였어요. 그 포도가 수분을 머금은 채...ㅠㅠ 종이 쇼핑백에서 탈출을 했어요. 수분을 먹고, 그게 종이 쇼핑백 밑으로 터져버렸으니, 알알이 포도는 기차(아마 비둘기호쯤) 바닥을 굴러서 와르르.

그 순간, 내 친구... 그 짐 다 바닥에 내려두고는 어디로 가 버리는 돌발상황. 그녀의 엄마가 예측한 대로 짐을 버리고 다른 칸으로 가 버리는.ㅋㅋ 무거워서 버리고 간 거는 아니고, 포도가 쏟아지니 창피하다고 도망.ㅋㅋ

그 이후는 상상.

그녀가 세 아이의 엄마가 되어서 그때의 우리보다 더 장성한 딸이 둘이고, 그 나이의 막내를 보듬고 있네요.

야.... 너 그 포도 기억은 하나???



ㅋㅋ

2014.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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