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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메달 Jul 18. 2020

차가 견인되었다

이런 경우 개떡이라고 한다

차가 견인되어서 택시 타고 갔는데, 거기에는 견인차 보관소가 없어. 네비에는 있는데 장소는 없는 티맵. 그래서 전화를 했더니 뭐라 뭐라 설명한다. 암튼 서로 소통이 안 되었고, 나도 짜증이 좀 났다. 그러는데 전화기 너머서 이런다.

"어쩐대요. 내가 모시러 갈 수도 없고. " 평소 같으면 그런가 보다 할 텐데, 그게 안 되었고. 내가 결국 한 마디 했다.

"댁이 나를 왜 태우러 와요. 그게 지금 하실 말씀인가요?"

여전히 오리무중 같은 소리를 하길래 주소를 좀 보내달라고 전번을 줬더니 문자가 왔는데 주소가 아닌 프린트된 그 견인 안내장에 있는 약도가 왔다. 그거 나도 있거든요.

다시 택시를 타고 그 약도를 쓱 내밀었더니 택시기사도 잘 모르겠단다. 그러면서 차는 움직이면서 기사님이 또 한마디 한다.

"뭘 맛있는 것을 드셨길래 차가 견인되는 것도 모르셨서" 한다. 말도 짧고, 내 한도 범위를 또 넘었다. 다시 한 마디 하고 말았다.

"아니 여자들이 도심에 있으면 다 먹고 놀면서 시간 허비하는 줄 아세요. 저 일 하다 나왔거든요." 했다. 룸미러로 나를 보는 눈에 힘이 풀렸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다. 소위 꼬랑지를 내린 거지.

그래... 주차공간이 아닌 곳에 차를 주차한 거 잘못한 거 맞다. 그러나 오전 시간, 차량 흐름을 방해하는 도로도 아니고, 통행에 불편을 끼친 것도 아니다. 골목 안 이면도로이고, 내가 생각하기엔 견인차가 그 골목에 들어온 게 이미 민폐이다. 주차위반을 했으면 주차 딱지를 끊고 가는 것, 거기까지는 이해한다. 그런데 11시 05분에 굳이 견인을 하는 이유가 뭐냐 말이다. 11시 30분부터 2시까지 골목상권 점심시간 때문에 주정차 유예시간인데, 견인을 한다?

견인도 견인이지만, 두 남자의 말이 완전 맛 가게 했다.

"내가 모시러 갈 수도 없고."
"뭘 맛있는 걸 드셔서 차가 견인"

이런 경우, 나는 개떡이라는 표현을 쓴다. 개떡이다.



ㅡㅡ

2017.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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