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견인되어서 택시 타고 갔는데, 거기에는 견인차 보관소가 없어. 네비에는 있는데 장소는 없는 티맵. 그래서 전화를 했더니 뭐라 뭐라 설명한다. 암튼 서로 소통이 안 되었고, 나도 짜증이 좀 났다. 그러는데 전화기 너머서 이런다.
"어쩐대요. 내가 모시러 갈 수도 없고. " 평소 같으면 그런가 보다 할 텐데, 그게 안 되었고. 내가 결국 한 마디 했다.
"댁이 나를 왜 태우러 와요. 그게 지금 하실 말씀인가요?"
여전히 오리무중 같은 소리를 하길래 주소를 좀 보내달라고 전번을 줬더니 문자가 왔는데 주소가 아닌 프린트된 그 견인 안내장에 있는 약도가 왔다. 그거 나도 있거든요.
다시 택시를 타고 그 약도를 쓱 내밀었더니 택시기사도 잘 모르겠단다. 그러면서 차는 움직이면서 기사님이 또 한마디 한다.
"뭘 맛있는 것을 드셨길래 차가 견인되는 것도 모르셨서" 한다. 말도 짧고, 내 한도 범위를 또 넘었다. 다시 한 마디 하고 말았다.
"아니 여자들이 도심에 있으면 다 먹고 놀면서 시간 허비하는 줄 아세요. 저 일 하다 나왔거든요." 했다. 룸미러로 나를 보는 눈에 힘이 풀렸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다. 소위 꼬랑지를 내린 거지.
그래... 주차공간이 아닌 곳에 차를 주차한 거 잘못한 거 맞다. 그러나 오전 시간, 차량 흐름을 방해하는 도로도 아니고, 통행에 불편을 끼친 것도 아니다. 골목 안 이면도로이고, 내가 생각하기엔 견인차가 그 골목에 들어온 게 이미 민폐이다. 주차위반을 했으면 주차 딱지를 끊고 가는 것, 거기까지는 이해한다. 그런데 11시 05분에 굳이 견인을 하는 이유가 뭐냐 말이다. 11시 30분부터 2시까지 골목상권 점심시간 때문에 주정차 유예시간인데, 견인을 한다?
견인도 견인이지만, 두 남자의 말이 완전 맛 가게 했다.
"내가 모시러 갈 수도 없고."
"뭘 맛있는 걸 드셔서 차가 견인"
이런 경우, 나는 개떡이라는 표현을 쓴다. 개떡이다.
ㅡㅡ
2017.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