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메달 Oct 04. 2020

아이들 독서습관과 서점2

책이 주는 힘, 사고력과 표현력

아이들 독서습관과 서점 2

아이들이 서점 와서 그림책을 몇 권 읽고 간다. 간헐적으로 앉아서 읽고는 가는데 부모들이 읽었잖아, 혹은 들고 다닐 때 짐 된다며 나중에 와서 사 가자, 등등 이야기한다. 서점이라도 와서 책을 몇 권 읽고 가는 것, 좋은 현상이다. 그러나 정말 아이를 독서 습관으로 장착하게 하려면 형편이 되는 선에서는 사 주어야 한다.

왜냐고?

유치원 때 책을 읽히는 이유는 사고력과 표현력이다. 자신이 읽어서 혹은 부모가 읽어주어서 귀로 듣는 책소리는 표현력에 탁월한 효과를 준다. 표현력이 뭐냐고? 언어 구사력이다. 이 언어 구사력은 어른 되어서 스피치에 어려움을 호소하지 않게 된다. 물론 누구나 청산유수로 이야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과 글의 힘이 나날이 커지는 지금의 시대상으로 본다면 어릴 때 책을 많이 읽은, 혹은 부모가 많이 읽어준 아이는 당연히 언어가 더 많이 비축되어 있어서 말을 조금 더 잘하게, 분명하게 할 수 있다.

그럼 서점에서 책을 사서 가야 하는 것과는 무슨 상관이냐고? 집에도 많은 책들이 물론 있겠지만 어릴 적 책 읽기의 최고 효과는 반복이다. 읽은 책 또 읽고, 또 읽고 하는 작업을 통하여 사고력과 표현력은 누적된다. 하여 책을 후루룩 서점에서 도서관에서 여러 권 읽는 것도 나름 독서 습관에 도움되겠지만 제일 좋은 것은 한 권을 마르고 닮도록 또 읽고, 또 읽는 반복 과정이 아이들에게는 훨씬 도움된다. 아이들 취향의 끝판왕을 가로막지 않는 것이 부모 역할이고. 그 역할 안에는 책을 되도록이면 사 주는 것도 포함된다.

집에 책을 온 구석구석에 쌓아두고는 손길 닿는 곳에서 읽다가, 잠들다가, 읽어달라고 떼쓰다가, 글을 못 읽으면 그림 보면서 혼자서 구연도 해 봤다가, 읽어준 내용 기억하여 또 각색도 해 봤다가, 이런 모든 과정이 책이랑 친해지는 것이고, 독서 습관의 원초가 된다. 이런 작업이 학습지 한 장 푸는 것보다 보습 학원 가서 아이가 의자에 짱 박혀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교육적이다. 공부? 이런 일련의 태도나 반복이 공부를 잘할 수 있는 토양이 된다. 진짜다. 사실은 수학도, 국어도, 영어도 독해 능력이 아주 중요하다. 기본 독해 능력을 어릴 때 챙겨주지 않으면 시간 투자 대비 학업 성적은 안 오른다.

요즘 가끔씩 서점에서 부모와 아이가 나누는 대화나 부모가 아이에게 책 사주는 패턴들을 보면서 뭔가 원천적으로 거꾸로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안타깝지. 독서를 교육으로 해 주고 싶으나 그 방법을 잘 모르는 부모들이 많다는 것을 자꾸 보게 된다.

아이 12개월 이전에 책 읽어주는 방법과 36개월 이전에 읽어주는 방법, 초등학교, 중학교 독서법은 다르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는 고등학교 가서는 사실상 책 읽는 시간 확보가 어렵다. 그러면 결국 중학생까지, 혹은 초등학교 때까지 아이가 책 읽는 습관이 스며들게 해야 하는데 그게 질리게 하면 또 안 된다. 언제나 과유불급은 사고 나는 법이니.

요즘 아이들 독서 관련 것들이 자꾸 보인다. 결국은 부모가 조금 더 읽어야 하고, 확실한 부모 줏대가 있어야 한다. 그게 참 중요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들 교육과 서점 단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