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 반응과 지지 반응
심리학에서 전환반응과 지지반응이 있다. 내가 심리학 전공자는 아니니 아주 쉽게 똑부러지게 설명할 수는 없으나, 15년전쯤에 심리학 책을 좀 열심히 봤다. 딱히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나를 다독거릴 그 무엇이 있어야 해서. 여튼 그 시절 읽은 심리학 덕분에 내가 나를 좀 치유했다.
다시 전환반응과 지지반응을 이야기하면 여기 댓글에서의 사례로 쉽게 설명할 수 있겠다. 누가 감기 걸렸다, 하면 나도 아팠다고 댓글 달고, 누가 운동한다 하면 나도 요즘 하고 있다면서 어떻게든 자기 상황으로 전환을 해 버린다. 그 내면에는 너만 아픈 거 아니거든, 너만 운동하는 것 아니거든, 으로 돌려서 글 쓴 사람이 행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들을 그냥 평가절하한다. 물론 본 마음으로 남을 무시꿀꺽하는 것은 아니다마는 그 상황적 자신의 행동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른다. 그리하여 습관적으로 계속 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 이게 참 무섭지.
맨스플레인도 같다. 남자가 여자에게 뭔가 끊임없이 설명한다는 멘스플레인(mansplain)이라는 것도 비단 그게 남녀로 구분 지을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댓글로 설명하는 사람이 있다. 이 경우 위의 예시처럼 전환반응을 하는 이들에게서 또 나타난다. 설명하고, 자기 이야기를 풀어서 상황을 자신에게 전환해야만이 스스로 안심이 되고 우월하다는 착각을 하는 것 같다. 이 역시도 결핍이다.
지지반응은 그럼 무엇인가. 글짜 그대로 지지하는 것이다. “아고, 힘들었겠어요”, “아고 그랬어요?” 라고 그냥 공감해주는 것이다. 이게 매번 쉽지 않다. 사실 지지반응을 못 할 것 같으면 그냥 아무 말 안 하는 게 더 낫다. 침묵은 금이라는 것이 이래서 나오는 말이다. 전환반응이라도 하지 않는 것이 사실 또다른 끄덕거림 아니겠는가.
공감의 촉수는 언제나 상황에서 다르다. 컬러텔레젼이 나오는 해에, 내 친구는 아버지로 부터 집에 컬러텔레비젼 있다고 이야기 하지 말라는 당부를 들었단다. 그게 그 시절 그의 아버지로 부터 배운 공감의 촉이 아닌가 싶다. 이렇듯 공감은 어릴 적부터 배긴 습관이다 생각한다.
각설하고.
나도 가끔은 전환반응을 해서 상대에게 박탈감을 줄 때도 있을 것이다. 이 점을 각별히 더 신경쓰자는 다짐을 오늘 아침에 또 한다. 뼛속까지 개인주의, 그게 결국 나다움으로 가는 길이다. 그거 다시 느끼는 아침. 나만 잘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