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함이 주는 매력
내가 YB를 좋아하는 이유는 뭐든지 분명해서 좋아한다. 작년 코로나가 분분할 때, 2월 1일 YB 공연이 있었다. 2월 18일 대구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있기 전의 일정이었는데 1월 31일, 공연 하루 전 날 취소했다. 그때 나는 YB의 팬이었음이 정말 자랑스러웠다. 코로나 관련 공연 취소 효시였을 것이다.
노무현 노제 때 검은색 양복을 입고 윤도현이 ‘후회 없어’를 부를 때, 그때도 가슴이 터질 것처럼 자랑스러웠으나 작년 공연 취소할 때 더 많이 자랑스러웠다. 나는 이들을 죽을 때까지 사랑하기로 했다. 얼마나 많은 피해 금액을 자초해야 하는지 알고, 내부적으로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 알기에 앞으로 그들의 더 적극적 소비자가 되리라 마음먹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나는 조금 더 까칠해졌고, 해둔 약속도 코로나 확진자 숫자가 갑자기 치솟고 하면 거의 약속을 줌으로 돌렸고, 밥 약속은 당연히 취소했다. 방역 상황에서 국민이 할 수 있는 것은 덜 모여서 사회적 거리를 두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의료진도 아니니 딱 할 수 있는 것은 어떻게든 덜 움직이는 것. 그래서 한동안 식당에서 여러 명 모여 밥 먹었다며 올리는 페북 사진들 보기 싫었다. 그런 사진 많이 올라오는 페친들, 친구는 두되 팔로우는 다 끊었다. 불편했기 때문이다. 보는 자체가 불편했다. 이해도 안 되었고. 이게 나 다.
코로나 숫자가 또 치솟고 있다. 그래서 또 마음이 뒤숭숭하다. 얼마 전 본 최인철 교수의 책에서 코로나로 외향적 사람은 힘들고, 내향적 사람은 오히려 살만하다, 고 하더만. 딱 맞는 말인 것 같다. 주변을 이래저래 보니 MBTI에서 E로 시작하는 사람은 이 코로나가 답답해 죽을 지경이고, I로 시작하는 사람은 이래저래 견디는 것 같다. 그게 절대적인 것은 아니나, 그래도 나름 성향 분석은 되는 것 같다.
위드 코로나로 전 세계는 다시 확진자 숫자는 더 올라가는데, 또 뭔가 챙기고 돌아다봐야 할 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