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_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김광석 -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 작사: 김목경
• 작곡: 김목경
• 가수: 김광석
이 곡은 김광석의 1995년 앨범 ‘다시 부르기 2’에 수록된 곡으로, 원곡은 블루스 가수 김목경이 1991년 발표한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다.
이 노래를 선택한 이유
요즘은 꽤나 마음이 지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계절의 변화 때문인지, 늘겪는 우울증과 불안증, 부정맥 같은 신경병적인 증상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삶이란 게 원래 이런 건지.
오늘은 이 노래를 유독 많이 들었다.
그리고 듣다가 생각에 잠긴다.
“김광석이 영면에 들었던 나이와 내가 비슷하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한없이 서툴고, 감정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애송이 같은데.”
그는 어떻게 한 마디, 한 음절, 한 숨으로 이렇게 깊은 감정을 담아낼 수 있었을까. 정말 60대 어느 노부부의 삶을 살아본 것처럼.
오늘 밤, 나는 많이 지쳤다. 그리고 문득,
“내가 60대가 되었을 때도 이 노래를 듣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사:
곱고 희던 그 손으로 넥타이를 매어 주던 때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 때를 기억하오
해석:
젊은 시절, 아내가 넥타이를 매주던 순간.
아주 사소하고 평범했던 그 장면이,
세월이 흐른 지금은 가장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제는 주름진 손으로,
희미한 기억을 더듬으며 떠올리는 그 시절.
가사:
막내아들 대학 시험 뜬 눈으로 지내던 밤들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 때를 기억하오
해석:
자식을 위해 걱정으로 밤을 지새우던 날들.
언제나 부모는,
자식을 위해 한없이 강해져야 했고, 한없이 약해질 수도 있었다.
그렇게 버티고, 견디며,
함께했던 날들이 쌓여서 지금까지 왔다.
가사: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해석:
이제야 깨닫는다.
젊은 날엔 세월이 이렇게 빨리 흐를 줄 몰랐다.
우리가 함께 걸어온 시간들이,
하루하루가 이렇게 빠르게 사라질 줄 몰랐다.
어느새, 인생은 황혼으로 기울어 가고 있다.
가사:
다시 못 올 그 먼 길을 어찌 혼자 가려하오
여기 날 홀로 두고 여보 왜 한마디 말이 없소
해석:
가장 두려운 것은,
이제 함께했던 길을 혼자 걸어가야 한다는 것.
젊은 날엔 죽음이 막연했지만,
이제는 현실처럼 다가온다.
남겨질 이의 슬픔,
앞서 떠나가는 이의 침묵.
그 모든 것들이 가슴을 무겁게 누른다.
이 곡을 녹음할 당시,
김광석은 “막내아들” 부분을 부를 때마다 눈물이 나서 결국 족발에 소주를 마시고 겨우 녹음했다는 일화가 있다.
그만큼, 이 노래는 그의 가장 깊은 감정이 담긴 곡이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도, 그가 남긴 목소리 속에서
그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나는 오늘도 이 노래를 들으며 생각한다.
“내가 60대가 되었을 때, 나는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