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의 창고
정치와 철학은 얼핏 보면 복잡하고 난해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본질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오히려 단순해진다. 정치란 결국 ‘나눔’이며, 그 본질은 ‘분배’에 있다. 우리가 정치 안에서 반복적으로 마주하는 사회적 혼란은, 결국 단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누구에게 걷어서, 누구에게 줄 것인가.
누구에게서 빼앗아, 누구에게 채워줄 것인가.
정치인들, 아니 정치가들은 이 질문 앞에서 진심으로 고민해야 한다. 국가의 이름으로, 제도의 명분으로, 혹은 정의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이 분배의 행위는 누군가에게는 삶의 기회이자,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상실일 수 있다.
철학은 인간이 존재한 이래,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이러한 정치적 문제의 본질을 끊임없이 사유해 온 학문이다. 눈앞의 이해득실을 넘어서서, 우리는 왜 나누는가, 왜 빼앗는가, 왜 채워야 하는가에 대해 묻는 것. 그것이 철학의 역할이다.
그렇기에 정치와 철학은 겉으로는 복잡하고 서로 다른 영역처럼 보이지만, 결국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한 같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진심으로 그 본질을 꿰뚫고자 할 때, 정치도 철학도 결국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로부터 출발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