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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친일파가 아니다

습작의 창고

by 나바드

나는 나와 생각이 다른 이의 모든 의견을 존중한다. 누군가는 일본에 관한 이야기만 나와도 불쾌해할 수 있고, 어떤 이는 그 감정을 이해하라 말할 것이다. 그 모두가 옳다. 감정은 살아온 맥락의 결과이니까.


하지만, 나는 이 말부터 해야겠다.

나는 친일파가 아니다.


그리고, 삿포로 포함, 일본 음식은 정말 맛있다.

이게 결론이다.


긴 설명은 늘 오해를 부르고,

장황한 말은 결국 진심을 가린다.

군더더기를 빼고 남은 단어는 단 하나.

맛있다.


미소된장국의 깊이, 오코노미야키의 구수함,

우동의 쫄깃함과 사시미의 담백함.

그 모든 것들이 내 입속에서 국경을 무너뜨렸다.

혐오로는 이 감각을 부정할 수 없었다.

역사의 무게와는 다른 결의 영역이었다.


삿포로의 맥주 한 잔을 마시며,

나는 종종 생각했다.

“이런 감탄조차 누군가에겐 배신일까?”

그러나 미각 앞에서는 내 국적도, 신념도

잠시 휴식이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의심하고,

너무 많은 것을 증명하려 든다.

그러다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친다.

진짜 감정은 언제나 단순하고, 명확하다.


삿포로가 그랬다.

맛있는 건, 그냥 맛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우리가 진짜로 지켜야 할 것은 국경일까, 아니면 감각일까?

혐오의 시대에, 기꺼이 감탄할 수 있는 용기는

무엇으로 증명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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