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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암살자

본능이 이끄는 곳

by 나바드

그는 길모퉁이에 서서,

한 손으로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하는 척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오롯이 유리창에 반사된 뒤쪽을 향해 있었다.


그 남자는 여전히 서 있었다.

망설이는 듯한 움직임.

하지만 그가 포기할 리 없었다.


하우은은 천천히 숙소 방향으로 걸어갔다.

일부러 부주의한 척 발소리를 크게 냈다.

마치 자신이 상대의 존재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처럼.


그리고 그는 계산된 속도로,

어둡고 좁은 길목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 남자가 움직였다.

따라오고 있었다.

이제 확실했다.


하우은은 한순간에

모든 환경을 분석했다.


가장 가까운 탈출로는 어디인가?

사각지대는 어디인가?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가?


그의 본능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들이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정리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는 깨달았다.


이건 훈련된 자들의 방식이다.


그는 지금까지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왔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의 몸은,

그의 감각은,

다른 무언가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는 확신할 수 있었다.

이 회사는 단순한 종합상사가 아니다.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도 단순한 ‘거래’가 아니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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