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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문턱

자유는 정말 필요한가?

by 나바드

어느 날, 한 도시의 광장에 거대한 논쟁의 장이 열렸다. 시민들은 스스로를 규율 속에서 살아야 하는 존재로 볼 것인지, 아니면 온전한 자유를 누려야 하는 존재로 볼 것인지에 대한 깊은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규제와 구속이 필요한 도시’

첫 번째 장은 토머스 홉스와 칼 슈미트가 주도하고 있었다.

홉스는 말했다.

“인간은 본래 자연 상태에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속에 놓여 있다. 만약 규율이 없다면 사람들은 끝없는 혼란과 폭력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그러므로 국가가 존재해야 하며, 강력한 규율이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다.”


칼 슈미트가 이에 동조하며 덧붙였다.

“국가는 친구와 적을 구분하는 과정 속에서 존재하며, 국민들에게 보호막을 제공한다. 절대적인 자유를 외치는 것은 현실을 무시하는 것과 같다. 개인이 아니라, 강력한 국가와 법질서가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


이들이 주장하는 도시는 통제가 강하게 이루어지는 곳이었다. 시민들은 일정한 규칙과 법 아래 살아가며, 국가는 언제든지 위험 요소를 제어할 수 있도록 구조화되어 있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이러한 규율이 너무 엄격하여 개인의 삶을 옭아맨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자유롭게 살아야 하는 도시’

반면 두 번째 장에서는 장 자크 루소와 존 로크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루소는 말했다.

“인간은 본래 자유롭고 평등한 존재이다. 하지만 사유재산과 국가가 등장하며 인간은 점차 불평등 속에 놓이게 되었다. 진정한 사회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공동선을 추구하는 형태여야 한다.”


로크도 이에 동조하며 말을 이었다.

“자연법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는 권리이며, 국가의 역할은 이를 보호하는 것일 뿐이다. 국가는 시민들에게 자유를 허용해야 하며, 시민들이 스스로의 삶을 결정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이들의 주장이 펼쳐진 도시는 국가의 개입이 최소화되고,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공동체를 운영하는 모습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책임지며 살아가고 있었지만, 때때로 사회 질서가 혼란스럽기도 했다.


‘결국, 자유는 필요한가?’

광장의 논쟁은 끝이 나지 않았다. 어떤 이는 홉스의 주장에 동의하며 “강력한 국가가 없으면 사회가 붕괴될 것이다.”라고 말했고, 다른 이는 루소의 주장에 공감하며 “자유 없이 살아가는 삶은 의미가 없다.”라고 반박했다.


이 광장에 서 있던 나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과연 나는 어떤 도시에 살고 싶은가? 법과 질서가 유지되지만 통제받는 삶? 아니면 혼란이 있을 수도 있지만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삶?’


나는 조용히 두 도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 걸음을 내디뎠다.


어느 문을 열 것인가? 그것은 나의 선택이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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