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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문턱

진리는 어디에서 오는가?

by 나바드 Mar 0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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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한복판에 새롭게 세워진 광장.

이곳에는 거대한 두 개의 탑이 우뚝 솟아 있었다.

하나는 “경험의 탑”, 또 하나는 “이성의 탑”.


사람들은 각자의 신념에 따라 두 탑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어떤 이는 세상의 모든 지식은 경험을 통해 쌓이는 것이라 믿었고,

어떤 이는 태어날 때부터 이성이 내재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광장 중앙에 선 안내인은 선언했다.

“이제 두 개의 탑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한 번 선택하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1. 경험의 탑 – 프랜시스 베이컨과 존 로크


“진리는 오직 경험에서 온다!”


경험의 탑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프랜시스 베이컨과 존 로크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었다.

그들은 직접 보고, 듣고, 만져보고 실험하며 지식을 축적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백지상태야.

오직 경험을 통해서만 지식을 얻을 수 있어!”

그들은 실험실을 만들어 데이터를 축적하고, 끊임없이 연구하며 세상을 탐구했다.


그러나 탑의 안으로 들어갈수록 사람들은 불안해졌다.

“경험하지 않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보지 못한 것은 진실이 아닌가?”


한 사람이 물었다.

“우리는 아직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 확신할 수 없는 것인가?”

그러자 다른 이가 답했다.

“적어도 보지 못한 것에 대한 맹목적인 신념보다는, 관찰하고 검증하는 것이 더 나아.”


그렇게 경험의 탑은 실험과 연구를 통해 점점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2. 이성의 탑 – 데카르트와 칸트


“진리는 이성에 있다!”


이성의 탑으로 향하는 사람들은 데카르트와 칸트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었다.

그들은 경험 이전에 이미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이성이 진리를 결정한다고 믿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진리는 경험이 아니라 인간의 이성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탑의 내부에는 수많은 논리와 개념들이 떠다니고 있었다.

그들은 감각과 경험을 초월한 이성적 사고를 바탕으로 세상을 이해하려 했다.


그러나 탑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다.

“우리가 감각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것까지 믿어야 하나?”

“경험 없이도 진리를 알 수 있다고?”


그때, 한 사람이 말했다.

“우리가 지금 이곳에 있다는 사실도 경험 없이 이성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자 또 다른 이가 반박했다.

“하지만 경험이 없다면, 어떻게 우리가 진리를 확인할 수 있지?”


탑 내부는 끝없는 철학적 논쟁으로 가득 찼다.


3. 두 개의 탑 앞에서


한 젊은이가 두 개의 탑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는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경험이 없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그러나 이성이 없다면, 우리는 경험을 해석할 수도 없다.”


그는 조용히 손을 뻗었다.

그리고 문을 열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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