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삶을 방해하는 것들

10월 31일

가을이 깊어가는 10월의 마지막 날이다. 거실에서 보이는 나뭇잎들이 아침햇살을 타고 노랑과 빨강빛을 가득 내뿜고 있다. 나뭇잎들은 색깔 경쟁이라도 하는 듯 자신을 불태우고 있다. 이렇게 가을이다.


오늘은 일요일이라서 다른 날보다 여유가 있다. 눈을 뜨자마자 음악 명상을 평소보다 길게 했다. 그리고 명상문을 암송하면서 잠들어 있던 좋은 기분을 깨웠다. 명상문을 외울 때 가장 좋아하는 문구는 “근원 에너지의 축복이 폭포수처럼 나에게 쏟아지고 있다. 우주는 나의 소망을 위해 노력하며, 모든 것은 잘 될 것이다”라는 것이다. 축복의 물줄기가 폭포를 타고 온 몸으로 쏟아진다고 상상을 하면 전류가 흐르는 듯 몸이 찌릿찌릿하다. 명상문 암송을 마치면 기분이 날아갈 것처럼 좋아진다.

음악명상을 한 후 암송하는 나만의 명상문!


어제 부모님을 뵙고 고향에서 사 온 가을 부사로 아침식사를 했다. 부사 특유의 시큼하고 단맛이 알싸하다. 부사의 깊은 맛을 제대로 음미하기 위해 눈을 감고 먹었다. 역시 사과는 가을 부사가 최고다. 오전에는 집에서 쉬고 오후에 출근해 밀린 일을 하려고 했는데 빨리 출근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씻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갑자기 한 직원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순식간이었다. 양치질을 하면서도, 세수를 하면서도 그의 얼굴이 떠나질 않았다.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인데 고집스러울 정도의 원칙적인 일 처리로 다른 직원들과도 마찰을 빚고 있었다. 대화를 통해 설득을 하면 그때뿐이고 돌아서면 원론적이고 부정적인 말만 반복해 곤혹스러웠다. 아침의 좋았던 기분이 흔적 없이 사라졌다.


운전을 하면서 기분전환을 위해 음악을 들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만의 스피릿 뮤직이다. 음악을 들으며 직원과의 관계가 회복되는 상상을 했다. 대화가 잘 이루어져 서로 크게 웃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렸다. 30여분을 운전해 사무실에 도착하니 거짓말처럼 그 직원이 혼자서 근무를 하고 있었다. 잠깐 인사를 나누고 일을 하고 있는데, 오후 2시가 되자 직원이 점심식사를 하자며 배달음식을 시키겠다고 했다. 직원은 잔치국수를, 나는 김밥과 떡볶이를 시켰다. 잠시 후 우리는 마주 앉아 각자 주문한 음식을 먹었다. 음식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싱거운 이야기를 하는데 직원이 “자신이 융통성이 없게 일을 하는 것 같다”며 예상하지 못한 말을 하는 것이었다. 놀라움과 당혹스러움 속에서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가 “그런 과정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면 된다.”라고 말을 했다.


식사를 마치고 직원은 퇴근을 했고, 30여분 후에 나도 사무실을 나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금강길은 여전히 아름답고 투명했다. 직원의 태도가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으나 그가 자신의 태도를 성찰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반갑고 기쁜 일이다. 기분이 좋아진 퇴근길, 그 길 가운데 앞에 달리는 경유차는 검은 매연을 쏟아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한 집으로 가는 도중에 있는 약수터에 물을 길으러 갔더니 한 중년분이 애완견에게 물을 떠주면서 공용 바가지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오늘의 이 모든 상황을 만든 것은 나의 생각과 기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기분을 나쁘게 하는 생각과 걱정, 두려움을 내려놓을 때 삶은 눈부시게 반짝일 것이다. 가을 햇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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