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쾌청한 아침이었다. 비가 그친 하늘은 더없이 파랗고 물이 불어 난 금강은 더없이 반짝였다. 아침에 일어나 음악명상과 요가를 하고 출근을 했다.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피부에 닿는 공기가 더욱 싱그럽게 느껴졌다. 기분이 좋아지면 느낌이 섬세해지고 감성도 풍부해진다. 코로 들이마시는 공기가 혈관을 타고 세포 구석구석을 적시는 듯 찌릿찌릿했다.
온 몸으로 상쾌함을 느끼면서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로 가는 동안, 금강의 풍경이 하루가 다르게 변해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을에서 겨울로 바뀌는 사이, 아침에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예전보다 짙어졌다. 사무실로 바로 가지 않고 근처 숲길에 들어가 금강과 더불어 사는 생명들을 관찰했다. 겨울을 나기 위해 떠나야 할 새들에게 안부의 인사도 전했다. 사무실 입구에 도착해 명상문을 암송하고 축복의 느낌을 채웠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직원들과 대청댐 인근의 금강길을 걸었다. 청남대가 바라보이는 대청호 숲길로 단풍이 절정을 맞아 산과 들이 온통 화려하다. 화려함은 강물로도 번졌다. 밋밋했던 대청호가 울긋불긋하게 변해있었다. 숲길을 거닐어 기분이 좋아진 직원들의 표정과 몸짓이 아이처럼 천진난만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자세를 취하는 모습이 놀라울 정도로 창의적이다. 기분을 통해 감성의 문이 열린 탓이다.
사무실로 돌아와 일을 하고 있는데 직원이 느닷없이 소리를 쳤다. “팀장님! 밖에 무지개가 떴어요. 빨리 나와보셔요. 이건 기적이야!”소리를 듣자마자 밖으로 나가니 금강 위로 거짓말처럼 무지개가 떴다. 지금까지 본 무지개 중에 가장 큰 무지개였다. 무지개가 이토록 아름다운 줄 처음 알았다. 무언가에 아름다움을 느낀다는 건 자신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느낀다는 것은 느낌의 본질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자리로 돌아와 회사의 SNS에 올릴 홍보 글을 쓰는데 물 흐르듯 막힘없이 써지는 것이었다. 문장들이 힘들이지 않고 마구마구 튀어나왔다. 짧은 시간에 완성한 글을 보면서 기분이 좋아지면 감성과 창의력이 풍부해진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기분이 좋아지면 에너지가 차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