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5일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6시에 일어났다. 긴장 탓인지 배고픔 탓인지 눈이 저절로 떠졌다. 이불속에서 명상문을 암송하면서 모든 것이 잘 될 것 같은 축복의 기운을 느꼈다. 그리고 이어서 특별한 날에 듣는 특별한 음악들 들었다. 비장의 무기라고 해야 할까? 게임음악이다. 그중에서도 <Really Slow Motion>의 게임음악은 가슴에서 찬란한 빛을 내뿜게 한다. 듣고 있으면 심장을 전율케 하는 환희가 느껴져 지금 이 순간, 천국의 기쁨을 맛보는 것 같다. 기분이 하늘을 날 것 같은 느낌! 오늘은 이 기분이 필요했다.
음악을 듣고 나서도 심장의 진동은 여전했다. 이런 음악을 우리는 영혼의 울리는 음악이라고 부른다. 기분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몸과 마음에 신성한 에너지를 깃들게 하는 음악. 음악을 듣고 나니 행사가 잘 진행될 것인가에 대한 걱정도, 직원들이 좋은 팀워크를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불안함이 완전히 사라졌다. 모든 것이 잘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뿐이었다.
초겨울로 접어든 도심을 지나 대청호 금강변에 이르자 안개가 가득했다. 앞이 보이질 않을 정도의 칠흑 같은 안개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풍광이 낯설지만 신비로웠다. 안개 낀 도로를 조심스럽게 달려 사무실에 도착했다. 행사에 필요한 것들을 직원들과 마지막으로 점검했다. 그러는 사이, 약간의 걱정과 불안함이 스며들었다. '행사가 정말 잘 될까?' 그럴 때마다 눈을 감고 모든 것이 잘 될 것 같은 느낌을 다시 깨웠다.
오후 2시에 시작된 행사는 대성공이었다. 계획한 대로 순탄하게 진행됐고, 참여자가 예상보다 많아서 뜨거운 호응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가장 염려했던 직원들의 팀워크가 너무 좋아서 열정적으로 일하면서 서로 격려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행사에 참가한 분들이 환하게 웃으면서 돌아갈 때는 뭉클하기까지 했다. 행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하는 차 안에서 직원 모두가 행사의 결과에 대해 상대를 칭찬하는 모습은 오늘의 하이라이트였다. 잘 될 것 같은 느낌을 신념으로 빚어낸 결과였다. 눈물이 날 정도로 행복한 순간이었다.
직원 모두가 6시에 사무실을 나왔다. 퇴근하면서 결국 모든 것은 느낌대로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소소한 몇 가지 실수가 있어 찜찜한 기분이 들기도 했고, 행사 이후에 처리해야 할 업무로 부담감이 들었지만, 찜찜함을 넘어선 눈부신 하루였음을 기억한다. 결국 우리 삶은 느낌대로 흘러가고 느낌대로 펼쳐진다. 느낌과 기분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