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을 몰고 다니는 사람들

11월 28일

아침 8시에 눈을 떴다. 작년 가을부터 시작된 두드러기가 가끔 기승을 부려 밤잠을 깨운다. 어제 새벽에도 어깨 부위가 가려워 깼다가 다시 눈을 붙였다. 일어나 거실로 나가니 반가운 손님처럼 햇살이 들어와 있었다. 햇살이 반짝이는 날은 왠지 기분이 더 좋다. 어제의 일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기분명상을 오래 했다.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에서 고요한 음악을 들으며 기분 좋은 편안함을 가득 느꼈다.


기분이 나쁜 상태에서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고요함과 편안함을 먼저 느껴야 한다. 기분에도 단계가 있어 단숨에 높은 수준의 감정상태로 올라가지 못한다. 나쁜 기분과 좋은 기분의 중간단계인 편안함이나 평화로움을 느껴야만 좋은 기분으로 올라갈 수 있다. 그렇게 편안함을 느끼면서 ‘지금 이 순간, 모든 것은 괜찮고 현재가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깊이 새겼다.

차를 몰고 햇살이 반짝이는 대청호길을 달렸다. 굽이굽이 이어진 시골길이 마치 인생을 보는 듯 슬픔과 기쁨의 롤러코스터 같다. 사무실에 도착해 밀린 일을 처리하고 다음 주 세미나를 준비했다. 그때 대표님이 한 무리의 사람들과 함께 사무실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나가보니 <식객> <타짜>로 유명한 만화가 허영만 화백님이 지인들과 함께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었다. 화백님이 진행하시는 TV 프로그램 <백반 기행>을 좋아해서 즐겨 보고 있었는데, 실제로 뵙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중하게 인사를 드린 후 화백님은 사무실과 갤러리 등을 둘러보셨다.


대표님은 어디서 구하셨는지 화백님의 책을 준비하셨고, 화백님은 책에 직원들의 이름을 담아 사인을 해주셨다. 그런데 그 표정과 행동이 어린아이처럼 해맑으셨고 친절하셨다. 가식적인 친절이 아니라 온 마음을 다하는 진심이 느껴졌다. 사인을 받고 나니 기분이 더 좋아졌다. 그때 ‘이런 마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화백님을 좋아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런 마음가짐은 우리 회사 대표님의 모습이기도 하다. 대표님 또한 누구 못지않게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한다. 감정은 자석과 같아서 비슷한 감정의 사람과 사건을 끌어당기는데 두 분은 감정을 통해 서로를 끌어당기고 있는 것 같았다.


언젠가 가수 박진영이 자신의 성공은 운 때문이었다는 말이 기억에 난다. 이밖에도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뜻하지 않은 행운으로 유명해지고 사업도 번창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다면 운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운은 좋은 기분에서 온다. 매일 자신의 감정상태를 좋은 기분으로 채우고, 그 좋은 기분을 타인에게 베풀어 타인의 기분도 좋게 할 때 운은 뒤따른다. 또한 좋은 기분을 자신이 원하는 사건이나 상황에 투사할 때도 운이 함께 한다. 좋은 기분으로 타인의 감정을 높은 수준으로 올리는 사람들은 운을 몰고 다니는 사람들이다. 대표님과 허영만 화백님처럼, 함께 있으면 느낌이 좋은 사람들이다.

함께 있으면 느낌이 좋은 사람은 운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 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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