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4일
깊은 잠을 자고 상쾌하게 눈을 떴다. 눈을 뜨니 갑자기 오늘 회사에서 처리해야 할 일들이 떠올랐다. 순식간이었다. 오전에 열리는 행사를 준비일부터 오후에 참석해야 하는 행사까지. 그 일들을 생각하자 기분이 나빠졌다. 기분이 나빠지자 몸과 마음에서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분명 시간은 오늘로 접어들었는데 어제로 돌아간 것 같았다. 어제의 시간 속에서 어제의 감정에 묶여 있는 것 같았다.
한 동안 기분 나쁜 감정이 계속됐다. 그러다 그 기분을 알아차렸다. 기분을 틈틈이 알아차리면 기분 나쁜 감정을 빨리 인식할 수 있다. 얼른 스마트폰을 꺼내 음악을 들으면서 기분명상을 했다. 기분이 갑자기 나쁠 때는 빠른 템포의 음악이 좋다. 눈을 감고 심장을 뛰게 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흥겨운 리듬에 젖어들었다. 심장이 뛰니 가슴이 열리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기분이 좋아지니 기운이 더 이상 빠져나가지 않은 것 같았다.
그렇게 기분이 좋아지자 오늘 처리해야 일들이 더 이상 걱정스럽게 생각되지 않았다. 일이 물 흐르듯 순탄하게 해결되고 기분 좋은 하루가 될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오늘 하루도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이 될 것이라는 느낌을 마음속에 주입시켰다. 드디어 어제의 시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오늘로 깨어나는 것 같았다.
모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하루를 정리하는 지금, 오늘을 돌아보면 일들이 평탄하게 처리된 것을 알 수 있다. 오전에 열린 행사도 예측한 시간에 정확하게 진행됐고, 오후에 참석한 행사도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직원들과도 좋은 관계 속에서 지냈다. 특히 어제 직원 채용과 관련해 응시자 한 분이 친절하게 대해줘서 고마웠다는 메일을 보내와 기분이 무척 좋았다.
그렇다고 오늘 벌어진 모든 일들이 기분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목요일에 열리는 세미나와 관련해 예고도 없이 원고를 작성해 달라는 담당자의 말에는 화가 났고, 여러 가지 새로운 걱정거리도 생겼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이 늘 새로운 시간이라는 생각 속에서, 그 순간을 좋은 느낌으로 채우려고 노력했다. 그래야 매 순간 깨어있는, 오늘을 사는 내가 되기 때문이다. 무언가 걱정하거나 두려움이 일 때 지금 이 순간을 살지 못한다. 어제의 나에 갇히거나 미래의 나를 불행하게 규정짓게 할 뿐이다. 오늘의 나로 살 때 지금 이 순간을 살게 된다. 지금 이 순간에 살 때 삶이 충만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