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책 <기분이 좋아지면 삶이 좋아진다>
이름만 들으면 다 아는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가 어느 날 전화를 했다. 먼저 전화를 하는 일이 거의 없는친구는 늘 무뚝뚝하고 표정에 변화가 없었다. 대학 때부터 그랬다. 친구는 회사의 젊은 직원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업무를 시키면적극적으로 피드백을 하지 않으니 답답하고, 내버려 두면 일을 하는 건지 노는 건지 알 수 없어 속이 터진다고 했다.
직원들을 모아 놓고 회의를 하면 직원들이 로봇처럼 대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배들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다며 피곤함에 절은 목소리로 말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은 후 나는 직원들이 평소 어떤 기분인지, 어떤 감정상태에서 일을 하는지를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친구는 그런 게 왜 중요하냐고 큰소리를 치면서 신경질을 냈다. 통화를 마친 나는 기분을 드러내거나 감정표현에 무신경했던 친구와의 대학시절이 떠올랐다.
우리는 친구의 경우처럼 기분에 무관심하거나 기분에 예민하다. 기분에 무관심하다는 것은 기분은 스스로 생겼다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라고 여긴다. 그리고 기분에 예민하다는 것은 몸 상태나 날씨, 다른 사람들의 기분 등 다양한 상황에 따라 기분이 수시로 변한다는 뜻이다. 감정 기복이 심해져 마음이 힘드니 기분을 성가시고 귀찮은 존재로 인식한다. 이처럼 기분을 나와 상관없는 것이라고 여길 때 기분을 방치하고, 성가시고 귀찮은 것이라고 여길 때 기분을 혐오한다.
기분을 방치해 기분에 무감각해질 때 삶에 어떤 생기도, 어떤 즐거움도 찾을 수 없다. 삶이 재미없고 무미건조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기분을 잘 느끼지 못한다. 기분에 무감하고 감흥이 없는 사람들이다. 또한 기분 자체를 싫어할 때 좋은 기분던 나쁜 기분던 기분 자체에 염증을 느끼며 변덕을 부리는 기분에 치를 떤다. 이렇게 기분 자체를 싫어할 때 기분은 우리를 더 자주, 더 가혹하게 괴롭힌다.
그렇다면 우리는 기분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먼저 기분을 소중하게 대해야 한다. 좋은 기분이던 나쁜 기분이던 기분 자체를 귀하고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 우리는 좋은 기분은 좋아하지만 나쁜 기분은 싫어한다. 그래서 나쁜 기분을 피하거나 억누르려고 한다. 나쁜 기분을 점점 멀리할수록 나쁜 기분의 강도는 더 세지고 나쁜 기분을 더 자주 경험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좋은 기분은 좋은 대로 느끼고 나쁜 기분도 피하거나 억누르지 말고 받아들여야 한다.
좋은 기분은 그 기분대로 의미가 있고, 나쁜 기분도 그 기분 대로 의미가 있다. 기분이 느껴지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마음의 신호로서 기분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야 한다. 기분을 느낀다는 건 우리가 몸과 마음의 존재로서 살아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좋은 기분은 깊고 풍부하게 느끼고 나쁜 기분은 얕게 느끼도록 해야 한다. 기분 좋은 감정은 깊이 음미하고 기분 나쁜 감정은 최소한으로 느끼면서 빨라 놓아 버리면 좋다.
또 기분을 소중하게 다루기 위해서는 기분의 흐름에 섬세해야 한다. 기분이 언제 좋아지는지, 언제 나빠지는지를 민감하게 알아채야 한다. 기분을 자주 알아차리고 기분의 흐름을 예의주시할 때 우리는 기분을 소중하게 다룰 수 있다. 기분은 빨리 흘려보내야 할 감정도, 삶을 피곤하게 하는 감정도 아니다. 모든 감정을 귀하고 소중하게 여길 때 삶의 매 순간도 소중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