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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분크리에이터 May 31. 2023

큰 슬픔을 이겨낸 후 알게 된 것

두 번째 책 <기분만 좋으면 된다>

지난달 10일, 매형이 하늘나라로 떠났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와 긴박했던 수술, 울음바다와 같았던 매형의 장례식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머리를 스친다. 온기라고는 하나도 느낄 수 없는 차디찬 매형의 주검을 마주한 나는 더 이상 흘릴 눈물이 없을 만큼 큰 슬픔을 토해냈다.


그와 금강의 아름다운 풍광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 그가 좋아하는 민물매운탕을 함께 먹을 수 없다는 것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매형을 잃은 슬픔은 슬픔이라는 감정으로만 끝나지 않고 삶을 다시 꾸려가야 하는 누나에 대한 걱정과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불안함으로 이어졌다.   


시간은 흘렀지만 여전히 슬픔의 그림자를 등에 업고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지금, 슬픔이란 감정이 서서히 지나가면서 삶을 행복하게 하고, 기분 좋게 하는 감정들이 조금씩 깨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특히 오늘처럼 맑은 하늘과 깨끗한 공기, 쾌적한 기온이 찾아든 날에는 향기로운 감정들이 마구 솟아난다.


큰 슬픔을 이겨낸 후 알게 된 것은 슬픔이라는 기분 나쁜 감정에 빠져들수록, 행복과 기쁨 등의 기분 좋은 감정들도 깨어날 준비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은 매 순간 균형을 맞추려는 듯 기분 나쁜 감정 속에서도 기분 좋은 감정들을 밀어 올린다.  


그래서 우리는 슬픔을 느끼면서도 그 가운데자연스럽게 솟아나는 기분 좋은 감정들을 외면하거나 죄스러워하지 말아야 한다. 있는 그대로 느끼고 즐겨야 한다. 그래야 삶을 지속할 수 있고, 좀 더 행복하고 평화로운 내일을 맞을 수 있다. 슬픔을 느끼되 슬픔에만 매몰되지 말고 행복을 느끼되 행복에만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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