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움

평범한 삶 속에 기적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는 상태, 기적의 출발점

30대 딸과 60대의 엄마가 난생처음으로 해외여행을 함께 왔다. 여행지는 인도의 레. 라다크로 불리고 있는 인도의 북쪽 도시다. 높은 고도 때문인지 레 공항에 도착할 때부터 머리가 아팠던 두 사람은 미리 예약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짐을 풀자마자 침대에 누워버렸다. 건조한 기후와 3천 미터가 넘는 고산지대, 도무지 사람이 살 수 없을 것만 같은 척박한 이 도시에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찾아온다니 엄마는 이해되지 않았다. 속이 메슥거리고 두통이 일어 고산병이 온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웠다.


한 숨 자고 일어났더니 다행히 고산병 증세는 좋아졌다. 어지럼증이 조금 남아있었지만 견딜 만 했다. 저녁을 먹기 위해 어둠침침한 시내로 나와 보니 각국의 여행객들이 넘쳐났다. 갖가지 음식점과 옷가게들, 기념품숍이 즐비한 가운데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전통음식점에 들어갔다. 티베트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집이었다. 국수와 만두 모양의 음식을 시키고 기다리는데 딸은 이곳이 자신의 30대 여행 버킷리스트 가운데 1순위라며 엄마에게 웃어 보였다. 엄마는 딸에게 이곳이 왜 오고 싶었냐고 물었고, 딸은 밤에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사를 마치고 모녀는 시내를 천천히 둘러보다가 게스트하우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쉬고 있을 때 딸이 엄마에게 정원으로 나가자고 했다. 대략 10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모녀는 정원에 있는 간이 테이블에 앉아 차를 마시며 두런 두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때 딸이 엄마에게 하늘을 올려다보라고 말했다. 엄마가 고개를 들자 거짓말처럼 수많은 별들이 히말라야의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별 하나하나가 어찌나 반짝이고 영롱하던지, 그야말로 경이로운 순간이었다. 모녀는 숨이 멎을 것 같았다. 이렇게 많은 별들이 하늘에서 빛나고 있는 게 정말 현실일까? 지금 이 순간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황홀한 기분에 젖어들자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엄마가 딸을 막 출산했을 때의 느낌과 비슷다. 평범한 내 삶에도 기적이 존재한다고 생각됐던 그때가 불현듯 떠올랐다. 모녀는 말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눈부신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 경이로움: 삶에서 가장 아름답고 멋진 것을 경험하는 순간으로서 삶이 기적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다. 하루하루가 고통스럽고 삶이 비루하게 생각되더라도 사실은 축복이라는 것, 그 속에서 삶의 모든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경이로움은 기적을 꿈꾸는 사람에게 선물 같은 감정이다. 기적을 바란다면, 삶을 도약시키고 싶다면 경이로움을 자주 느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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