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들판은 한반도 땅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이루어내고 있는 곳이었다."라고 소설가 조정래는 <아리랑>에서 썼다. 유일하게 지평선이 보일만큼 드넓은 곳에서 바라보는 나락은 그야말로 황금물결이다. 조정래는 소설 <아리랑>에서 김제 들판에서 생활한 수 많은 농민들의 애환을 그리려 했다. 지평선을 사위어가는 눈으로 바라보면서 너른 들판을 가졌다는 이유로 일제시대 일본에게 남부럽지 않게 착취당한(!) 김제의 농민들, 끝없는 논을 가져 더 배고팠던 농민들의 삶을 이야기했지.
'보리 안 패는 삼월이 없고, 나락 안 패는 유월이 없다.'고 했다. 이제는 잘 쓰지도 않는 우리 속담이다. 모든 일상이 작물이 자라는 것에 맞추어 삶을 이야기하던 시절이 지나간지 오래이지만 만경강을 끼고 있는 김제에 가니 아직도 우리는 모든 힘을 땅에서 받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지평선이 탁 트인 김제는 수탈의 공간이었고, 풍요로움의 공간이었다. 풍요는 소수에게 수탈은 다수가 당하는 그 삶의 애환이 제법 진하게 느껴졌다.
+ "나락"은 "벼"의 방언(강원, 경남, 전라, 충청)입니다. 그리고 '나락이 패다'라는 표현은 '곡식의 이삭이 나오다'라는 표현이고요. 저희 집 어른들은 다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그리고 '보리 안 패는 삼월이 없고, 나락 안 패는 유월이 없다'는 속담은 모든 일에는 때가 있음을 비유하는 말, 혹은 모든 계절은 언젠가는 돌아온다는 뜻입니다. 평균 음력 3월에는 보리가 열리고 음력 6월에는 벼 알곡이 생기기 시작한다는 뜻으로, 농부에게는 적절하게 공감하는 문장이겠지요. :)
* 장소 : 전북 김제 김제평야.
* 사진, 글 : 나빌레라(navillera)
사진과 글에 대한 상업적 이용 및 무단 인용과 도용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2015. 나빌레라(navillera) all rights reserved.